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이 8만 관중과 세계 축구팬들의 환호 속에 14일 개막했다.

이날 오후 5시30분(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경기장에는 8만 관중이 운집해 지구촌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개최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A조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개막식엔 세계적인 스타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며 올림픽 등 다른 ‘메가 이벤트’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공연으로 꾸며졌다.

◆러시아 디바 가리풀리나 공연

개막식 현장은 영국의 팝 스타 로비 윌리엄스(44)와 러시아가 자랑하는 ‘오페라 디바’ 아이다 가리풀리나(31)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싱어송라이터’로 활약하며 5700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한 윌리엄스는 4년을 기다려온 월드컵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FIFA가 개막식 참석을 예고한 ‘축구 레전드’ 호나우두(브라질)도 모습을 보여 박수를 이끌어냈다. 또한 러시아를 방문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개막식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출신 모델 나탈리야 보디아노바는 FIFA 월드컵 트로피를 경기장으로 인도해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 골키퍼 ‘레전드’ 이케르 카시야스와 함께 등장한 보디아노바는 루이뷔통이 제작한 트로피 케이스에 숨겨져 있던 FIFA컵을 공개했다.

◆한국 대표팀은 스웨덴과 정보전 펼쳐

한국 축구 대표팀은 축제 분위기를 전혀 즐기지 못하고 있다. 배수의 진을 치고 오는 18일 열리는 스웨덴전을 준비 중이다. 대표팀은 개막식이 열리는 모스크바가 아니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고 있으며 숙소 호텔에서 20분 거리인 스파르타크스타디움에서 16일 니즈니노브고로드로 이동하기 전까지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대표팀은 경기에 앞서 스웨덴과 치열한 정보전을 치르고 있다. 스웨덴 취재진에 따르면 스웨덴 대표팀은 라르스 야콥손 스카우터를 한국의 오스트리아 전지 훈련장이던 슈타인베르크슈타디온으로 파견했다. 야콥슨 스카우터는 훈련장 근처 인근 건물에 자리잡고 훈련장 내부를 들여다보며 대표팀의 전술을 기록으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대표팀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 측은 슈타인베르크슈타디온 주변에 큰 나무가 많아 스웨덴이 원하는 만큼의 정보를 얻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도 끝까지 기밀 유지를 철저히 해 스웨덴전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신 감독은 “포지션은 말씀드릴 수 없다”며 “지금까지 힘들게 준비한 부분이라 경기장에서만 보여줄 수 있고 23명의 선수 중 11명은 무조건 나온다는 것만 말하겠다”고 끝까지 말을 아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