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지사 여당·도의회도 여대야소…도정 운영 탄력
시장·군수 선거 민주당 '완승'·한국당 '참패'·무소속 '선전'
[6·13 선거] 강원 '보수불패' 깨져… 정치지형 파란색 지각변동
전통적 보수 텃밭인 강원 정치지형이 6·13 지방선거를 통해 대규모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이번 선거는 진보 진영인 더불어민주당의 '완승'과 보수 진영인 자유한국당의 '참패'로 일단락됐다.

진보 진영의 도지사 3선 등극에 이어 모두 46명을 뽑는 강원도의회도 진보 진영이 싹쓸이하다시피 하며 역대 지방선거 사상 첫 제1당을 차지했다.

이로써 8년간 이어진 여소야대 체제도 여대야소로 재편돼 민선 7기 최문순 도정의 운영도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도내 18개 시장·군수 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두 자릿수를 석권해 완승했다.

반면 한 자릿수에 그친 한국당은 역대 지방선거 사상 가장 큰 참패를 맞봤다.

무소속 후보도 2곳을 차지해 선전했다.

◇ 민주당 11곳 '휩쓸어'·한국당 5곳 '참패'· 무소속 2곳 '선전'
최종 개표 결과 18개 시군 가운데 민주당은 11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 소속 시장·군수는 기존 2곳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당은 기존 15곳에서 5곳을 지키는 데 그쳐 완전히 참패했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을 재확인했던 4년 전 제6회 지방선거와는 완전히 다른 판세다.

당시는 새누리당 15곳, 새정치민주연합 1곳, 무소속 2곳이었다.

보수 진영은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9석을 모두 차지한 데 이어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도 8석 중 7석을 석권했다.

앞서 2006년 제4회 지방선거 때는 보수 진영인 당시 한나라당이 18개 시장·군수를 싹쓸이하기도 했다.
[6·13 선거] 강원 '보수불패' 깨져… 정치지형 파란색 지각변동
수십 년간 좀처럼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보수 텃밭의 정치지형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불기 시작한 평화의 바람 속에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그러다 남북,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한반도 평화 정착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평화를 바라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보수 진영은 몰락을 자초했다.

여기다 적폐청산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간 대통령 지지율과 야권분열은 도내 정치지형 변화를 가속화 했다.

현직 18개 시장·군수 중에는 7곳만 살아서 귀환했다.

강원도의원 선거도 민주당이 의석을 싹쓸이하는 수준의 압승을 거뒀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거둔 최대 성적은 2010년 제5회 때 12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총 46석 중 35석(비례 3석 포함)을 차지했다.

반면 한국당은 11석(비례 2석 포함)에 그쳤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도의회만큼은 보수 진영이 한 번도 과반수를 내준 적이 없었다.

보수 진영에서 이번 선거는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남게 됐다.

정의당 강원도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방의회 첫 진출을 노렸으나 아쉽게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광역·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 3명 모두 두 자릿수의 득표율을 기록한 데 이어 광역의원 비례에서도 민주당과 한국당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6·13 선거] 강원 '보수불패' 깨져… 정치지형 파란색 지각변동
◇ 엎치락뒤치락 '격전지' 투표함 열고 보니 평화의 바람
격전지로 관심이 쏠렸던 지역에서도 유권자들은 한반도 평화 정착과 변화를 선택했다.

우선 '강원 정치 1번지' 춘천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이재수(53) 후보가 재선을 노렸던 한국당 최동용(67)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 후보의 당선은 역대 지방선거 사상 첫 진보 진영의 춘천시장 입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도내 접경지역 5곳 중 양구와 인제, 고성 등 3곳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진보 진영의 깃발을 꽂았다.

현직 군수의 3선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양구군수 선거는 민주당 조인묵(59) 후보가 최후 승자가 됐다.

양구는 접경지역 특성상 역대 지방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단 한 번도 당선되지 못한 곳이다.

세 번째 리턴 매치로 관심을 끈 인제군수 선거에서는 연패 뒤 세 번째 도전에 나선 민주당 최상기(63) 후보가 3선 연임을 노린 한국당 이순선(61) 후보를 꺾고 입성했다.

접경지역 유권자들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지역 전환이라는 기대감을 표심으로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철원과 화천 등 2곳의 접경지역도 변화의 바람은 불었으나 재선에 도전한 현직 군수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역시 세 번째 리턴 매치를 벌인 원주시장 선거는 민주당 원창묵(57) 후보가 한국당 원경묵(59) 후보를 따돌리고 3선 고지에 올랐다.
[6·13 선거] 강원 '보수불패' 깨져… 정치지형 파란색 지각변동
이와 함께 무소속 후보도 2곳을 차지해 선전했다.

도내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분류됐던 동해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심규언(62) 후보가 민주당 안승호(60) 후보의 추격을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 초반부터 접전 양상을 보인 횡성군수 선거에서는 무소속 한규호(67) 후보가 민주당 장신상(62) 후보를 비교적 여유 있게 물리쳤다.

이로써 한 후보는 민선 4·6기에 이어 민선 7기까지 건너뛰기 3선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민주당 허필홍(54) 후보와 한국당 노승락(67) 후보의 리턴매치로 관심을 끈 홍천군수 선거도 허 후보의 압승으로 일단락됐다.

초박빙 승부도 펼쳐졌다.

민주당 한왕기(58) 후보와 한국당 심재국(61) 후보가 맞대결한 평창군수 선거는 불과 24표 차로 승부가 갈렸다.

민주당 한 후보는 재검표까지 가는 초접전 끝에 현직인 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개표 초기부터 엎치락뒤치락하며 막판까지 피 말리는 승부를 펼친 속초시장 선거는 민주당 김철수(61) 후보가 현직인 한국당 이병선(55)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