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방송 보도…"회담준비서 배제…북미정상회담 후 지명철회 가능성"
북미정상회담 코앞인데…손턴 美동아태 차관보 경질설 부상
북미정상회담을 2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대(對) 한반도 정책을 비롯해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를 이끄는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의 경질설이 불거졌다.

미국 ABC뉴스는 30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손턴의 동아태 차관보 지명을 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손턴의 지명은 다음달 12일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철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NBC뉴스가 전했다.

실제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주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국무부) 팀의 새로운 구성원들에 대해 여러 건의 중대한 발표를 곧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동아시아와 남아시아 차관보가 포함될 것"이라고 인적개편을 예고했다.

직업 외교관 출신인 손턴은 동아태 지역에서만 20여 년을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의 신임을 받아 지난해 3월부터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맡아왔다.

당초 미 행정부와 의회에 포진한 '대중 강경파'들이 중국과 북한에 대해 온건한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손턴의 기용에 반대했지만, 백악관은 지난해 12월 틸러슨 전 장관의 강력한 건의를 받아들여 대행 꼬리표를 떼고 손턴을 정식 차관보로 지명했다.

그러나 올해 초 틸러슨이 경질되고 '매파'로 분류되는 폼페이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국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북미정상회담 코앞인데…손턴 美동아태 차관보 경질설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사적 첫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고 회담 준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작 동아시아 지역 책임자인 손턴 지명자가 사실상 배제됐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평양 방문이나 이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뉴욕 회동'에서도 손턴 지명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 전직 행정부 관료는 ABC뉴스에 "손턴은 완전히 (회담 준비) 논의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손턴은 여전히 지명자이고, 국무부 팀에서 존경받는 멤버"라면서 "장관은 손턴과 여러 번 만나 조언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협상과 관련해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브라이언 훅 국무부 선임 정책기획관, 나워트 대변인,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 성 김 주(駐) 필리핀 미국대사 등 소수의 조언자 그룹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ABC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뿐 아니라 마코 루비오·톰 코튼 상원의원 등 공화당의 강경파 의원들도 손턴의 차관보 임명을 저지해왔다.

상원 외교위는 지난 2월 청문회를 개최하고도 아직 인준 표결을 하지 않고 있다.

루비오 의원은 지난 3월 트위터를 통해 "현재 아시아 최고 외교관 지명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면서 "이 자리는 미중 관계의 균형을 바로잡고 대만을 지원하며, 인권을 옹호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누군가를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