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껀터시의 롯데시네마 극장 매표소 앞에서 현지 관람객들이 줄을 서 있다. /롯데시네마 제공
베트남 껀터시의 롯데시네마 극장 매표소 앞에서 현지 관람객들이 줄을 서 있다. /롯데시네마 제공
“베트남 영화시장은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입니다. 영화관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투자·제작에도 뛰어들어 베트남 영화시장에서 업계 선두로 발돋움하겠습니다.”

지난 3월 부임한 이수민 롯데시네마·롯데엔터테인먼트 베트남 법인장(사진)이 밝힌 각오다.

[Cover Story-롯데시네마] "베트남 영화시장은 최근 5년 간 두 배이상 성장한 블루오션"
최근 영화계는 베트남 영화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시장은 2013년 55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380억원 규모로 5년여 만에 2.5배로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연간 관객 수 역시 2013년 1700만 명에서 지난해 4100만 명으로 급성장해 연평균 성장률 25%를 기록했다.

2008년 처음 베트남 영화시장에 진출한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6월 현지 영화 투자사 프로필름베트남(Profilm Vietnam)과 함께 롯데엔터테인먼트베트남 공동 법인을 세웠다. 베트남 현지 영화사업 전반(제작·투자·배급 등)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위해서다. 이 법인장은 “영화 제작부터 상영까지 영화 관련 전 영역을 아우르는 베트남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기 위한 시도”라며 “국내에서 다년간 영화관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끌어온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현지에 접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베트남은 지난 1년여간 ‘신과함께’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국내 흥행작뿐만 아니라 베트남 영화, 일본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작품을 배급했다. ‘신과함께’와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은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법인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할리우드 영화 수입이 늘어나면서 한국 영화의 인기가 주춤했지만 최근엔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정서와 감성을 내세운 한국 영화가 많아지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앞으로 다양한 한국 영화를 베트남에 배급하는 한편 베트남 자체 콘텐츠를 발굴·제작하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이 법인장은 “베트남 시장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선제적으로는 국내 흥행작을 베트남에 가져오고 국내 흥행작을 현지에서 리메이크 제작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현지 제작사 및 감독 여럿에게 구체적인 제안도 많이 받았다는 게 이 법인장의 얘기다. 그는 “롯데는 베트남 자체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는 편”이라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며 좋은 콘텐츠를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시네마 사업도 순항 중이다. 2008년 처음 진출한 이후 베트남 전국에 37개 영화관, 167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 영화관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법인장은 “올해 안에 추가로 6개관을 열고, 2022년까지 총 80개관 376개 스크린을 운영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극장 수를 늘리는 건 베트남 영화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법인장은 “베트남 경제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젊은 층의 문화에 대한 관심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베트남 법인 매출 증가율 역시 2015~2017년 16.2%를 달성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욱 큰 폭의 성장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현지 인력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이 법인장은 “37개 영화관에 1200여 명이 근무 중”이라며 “영화관 1곳이 생길 때마다 평균 35명의 현지인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당사에 근무하고 있는 베트남 직원 중에는 개인 역량이나 열정이 한국 직원보다 뛰어난 현지 직원도 많다”고 말했다.

이 법인장은 “단기적인 관점보다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해 베트남 영화시장과 함께 성장할 것”이라며 “베트남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도 펼쳐 저변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