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출신 與원내대표 "고집불통 민노총에 최저임금 결정 못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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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논의 방해한 민노총에 직격탄
홍영표 "국회서 결론낼 것"
양대노총·경총 합의 일축
민노총 "노사정 대화 불참"
홍영표 "국회서 결론낼 것"
양대노총·경총 합의 일축
민노총 "노사정 대화 불참"
노동계 출신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를 거부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수당(숙식비 교통비)을 포함시키려는 국회 논의를 중단해달라는 민주노총 요구에 홍 원내대표는 “한국 전체 노동자 1900만 명 중 양대 노총(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은 200만 명에 불과하다. 민주노총은 너무 고집불통”이라며 거절했다. 민주노총은 노사정 대표자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홍 원내대표(환경노동위원장 겸임)는 지난 21일 밤 12시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회의장에서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과 만나 공개 설전을 벌였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 문제는 국회 논의를 중단하고 노동계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최저임금위원회로 넘겨달라는 김 수석부위원장의 요구에 홍 원내대표는 “(최저임금위에서) 8개월 동안 논의해 놓고 또 시간을 달라는 거냐”며 “지금은 국회가 결론을 내려야 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홍 원내대표는 1990년 대우그룹 노조에서 사무처장을 지낸 노동계 출신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와 관련한 국회 논의를 반대하는 민주노총을 정면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현안에 대해 한 치의 양보 없이 자기 이익만 관철하려는 민주노총에 작정하고 쓴소리를 했다는 게 정치권 해석이다. 홍영표 "노사 8개월 허비…국회가 최저임금 결론"
김경자 "경총까지 합의했다…최저임금委에 넘겨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11일 원내대표로 당선됐지만 곧바로 후임 위원장을 임명할 수 없어 아직 환노위 업무를 보고 있다. 그는 환노위 고용노동소위 회의에 참고인 자격으로 배석한 김경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과 마주치자 작심한 듯 “양보할 줄을 모른다”며 “민주노총만 해도 임금 수준이 다 높지 않으냐”고 꼬집었다. 김 부위원장도 이에 맞서면서 국회 회의실 앞 복도에서 두 사람이 20여 분간 논쟁을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김경자 부위원장=“최저임금위원회로 논의를 넘겨주면 6월 안에 논의를 끝낼 수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거기 가서 또 콩이야 팥이야 서너 달 끌 것이냐. 지금은 결론을 내릴 때다. 정기 상여금은 적어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
▷김=“서너 달 걸릴 이유가 없다. 최저임금 관련 법정 논의시한이 6월28일인 만큼 그 안에 논의를 끝내기로 양대 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미 합의했다.”
▷홍=“우리 사회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만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 한국 전체 노동자 1900만 명 중 양대 노총은 200만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노동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게 국회다.”
두 사람의 언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노동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지연 작전을 쓰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 부위원장은 “경영계를 대표해 경총까지 합의한 만큼 이번엔 논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단호했다.
▷홍=“(최저임금위에서) 8개월 동안 논의를 끌어놓고 지금 와서 논의할 시간을 또 달라는 거냐!”
▷김=(목소리 높이며) “논의 중에 최저임금위 임기가 끝나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 아니냐.”
▷홍=“솔직하게 얘기하시라. 양대 노총이 반대해서 (논의가) 무산된 것이다.”
▷김=“노동계만 합의했으면 모르겠지만 경총도 합의했다지 않나.”
▷홍=“지금 국회에서 (최저임금법을 결론내린다고) 하니까 급하게 합의했다고 그러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심각한 이 문제를 국회로서는 방치할 수 없다.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타이밍(시기)이 있는 법이다.”
▷김=“너희(노동계)는 할 수 없고 우리(국회)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오만이다.”
▷홍=“민주노총은 너무 고집불통이다. 양보할 줄을 모른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논쟁이 있은 다음날인 22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앞으로 노사정대표자회의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어떤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동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연계해 협상하는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당 관계자도 “그동안 합의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 한 달여 남겨놓고 하겠다는 것은 지연전술”이라고 지적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홍 원내대표(환경노동위원장 겸임)는 지난 21일 밤 12시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회의장에서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과 만나 공개 설전을 벌였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 문제는 국회 논의를 중단하고 노동계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최저임금위원회로 넘겨달라는 김 수석부위원장의 요구에 홍 원내대표는 “(최저임금위에서) 8개월 동안 논의해 놓고 또 시간을 달라는 거냐”며 “지금은 국회가 결론을 내려야 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홍 원내대표는 1990년 대우그룹 노조에서 사무처장을 지낸 노동계 출신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와 관련한 국회 논의를 반대하는 민주노총을 정면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현안에 대해 한 치의 양보 없이 자기 이익만 관철하려는 민주노총에 작정하고 쓴소리를 했다는 게 정치권 해석이다. 홍영표 "노사 8개월 허비…국회가 최저임금 결론"
김경자 "경총까지 합의했다…최저임금委에 넘겨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11일 원내대표로 당선됐지만 곧바로 후임 위원장을 임명할 수 없어 아직 환노위 업무를 보고 있다. 그는 환노위 고용노동소위 회의에 참고인 자격으로 배석한 김경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과 마주치자 작심한 듯 “양보할 줄을 모른다”며 “민주노총만 해도 임금 수준이 다 높지 않으냐”고 꼬집었다. 김 부위원장도 이에 맞서면서 국회 회의실 앞 복도에서 두 사람이 20여 분간 논쟁을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김경자 부위원장=“최저임금위원회로 논의를 넘겨주면 6월 안에 논의를 끝낼 수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거기 가서 또 콩이야 팥이야 서너 달 끌 것이냐. 지금은 결론을 내릴 때다. 정기 상여금은 적어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
▷김=“서너 달 걸릴 이유가 없다. 최저임금 관련 법정 논의시한이 6월28일인 만큼 그 안에 논의를 끝내기로 양대 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미 합의했다.”
▷홍=“우리 사회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만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 한국 전체 노동자 1900만 명 중 양대 노총은 200만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노동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게 국회다.”
두 사람의 언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노동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지연 작전을 쓰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 부위원장은 “경영계를 대표해 경총까지 합의한 만큼 이번엔 논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단호했다.
▷홍=“(최저임금위에서) 8개월 동안 논의를 끌어놓고 지금 와서 논의할 시간을 또 달라는 거냐!”
▷김=(목소리 높이며) “논의 중에 최저임금위 임기가 끝나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 아니냐.”
▷홍=“솔직하게 얘기하시라. 양대 노총이 반대해서 (논의가) 무산된 것이다.”
▷김=“노동계만 합의했으면 모르겠지만 경총도 합의했다지 않나.”
▷홍=“지금 국회에서 (최저임금법을 결론내린다고) 하니까 급하게 합의했다고 그러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심각한 이 문제를 국회로서는 방치할 수 없다.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타이밍(시기)이 있는 법이다.”
▷김=“너희(노동계)는 할 수 없고 우리(국회)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오만이다.”
▷홍=“민주노총은 너무 고집불통이다. 양보할 줄을 모른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논쟁이 있은 다음날인 22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앞으로 노사정대표자회의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어떤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동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연계해 협상하는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당 관계자도 “그동안 합의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 한 달여 남겨놓고 하겠다는 것은 지연전술”이라고 지적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