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갈등 관계에 있는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 국가들의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에서 사실상 탈퇴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CIS의 모든 집행기관으로부터 우크라이나 대표들을 소환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며 CIS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우리는 더는 거기서 할 일이 아무것도 없으며 앞으로 유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포로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데 실패했다”며 CIS를 비판하고 탈퇴 절차 개시를 행정부에 지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크림자치공화국을 강제 병합한 뒤 대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벨라루스와 함께 1991년 12월 CIS 창설 협정에 가장 먼저 서명했다. 하지만 1993년 CIS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강령에는 서명하지 않아 법적으로는 공식 회원국이 아니라 참여국 지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다 2014년 우크라이나 혁명으로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실각하고 포로셴코 대통령의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면서 CIS 탈퇴를 꾀해왔다. 대신 2014년 6월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골자로 한 협력협정을 체결하며 EU 가입을 추진해왔다.

지금까지 CIS에는 러시아 몰도바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9개국이 공식 회원국, 우크라이나 투르크메니스탄은 참여국으로 참여해왔다. 공식 회원국이던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는 2008년 친러 성향의 자치공화국 남오세티야 독립을 두고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이듬해 CIS에서 탈퇴했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