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신형 K3 / 사진=기아차
기아자동차의 신형 K3 / 사진=기아차
국내 준중형 세단 1위 자리를 놓고 현대·기아자동차가 한 지붕 아래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형 K3가 출시 초반부터 판매 호조를 보이자 현대차는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된 아반떼를 조기 투입하기로 했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K3 판매량은 6925대로 전월(5085대) 대비 36.1% 증가했다. 지난 2월 말 시장에 나온 뒤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엔 준중형 세단 절대 강자인 아반떼(5898대)를 꺾고 1위에 오르는 등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아반떼의 경우 지난달 5898대 팔려 전월(5928대)보다 소폭 줄었다. 직접적인 경쟁자의 등장으로 일부 소비자를 빼앗겼다는 분석이 많다.

신형 K3는 6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돼 뼛속까지 신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체 크기가 전장 4640㎜, 전폭 1800㎜, 전고 1440㎜로 이전 모델보다 커졌다.

특히 기아차가 5년여간 개발해온 차세대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을 처음으로 장착했다. 심장(엔진)은 스마트스트림 1.6L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다. 최고 출력 123마력과 최대 토크 15.7㎏·m의 성능을 갖췄다. 맞물리는 변속기는 차세대 무단변속기(IVT)다.

이 파워트레인은 연료 효율성이 높아 사회 초년생의 생애 첫차로 선택하기 안성맞춤이다. 실제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5.2㎞(15인치 휠 기준)로 뛰어난 경제성을 갖췄다.

반면 아반떼는 모델 노후화가 판매 실적에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차는 2015년 9월 출시된 이후 이렇다 할 상품성 개선을 거치지 않았다.

현대차는 3년여 만에 아반떼에 페이스 리프트 이상의 대대적인 변화를 주기로 했다. 또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시기를 출시가 점쳐지는 오는 9월보다 앞당긴다.

바뀔 아반떼는 최근 공개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처럼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 크기를 키우고 헤드램프와 맞닿도록 다듬었다. 지난 3월 2018 제네바국제모터쇼에 나온 콘셉트카 ‘르 필 루즈’의 디자인 요소도 일부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엽 현대차 스타일링담당 상무는 2018 베이징 모터쇼에서 “하나의 흐름 아래 차량별 다른 디자인과 개성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캐스케이딩 그릴에도 힌트가 담겨 있다”고 했다.

이 밖에 1.6L MPI 엔진과 무단변속기, 전동화(친환경차) 등으로 파워트레인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반떼는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현대차의 자존심이나 마찬가지”라며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준비해온 여러 변화를 공개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판매 중인 아반떼 / 사진=현대차 홈페이지
현대자동차가 판매 중인 아반떼 / 사진=현대차 홈페이지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