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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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국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공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1∼2월 높은 기저 영향 등으로 광공업 생산·투자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소비는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3월에 광공업 생산과 설비 투자가 감소로 전환하는 등 부정적 요인이 있기는 했으나 경제의 기본 흐름에는 변화가 없다는 판단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런 견해를 명확히 내놓기까지 그린북이 수정되는 소동이 있었다. 애초에 정부는 그린북에서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해 광공업 생산·투자의 조정과 소비 증가세를 주로 언급했을 뿐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다.

정부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간 그린북 첫머리에서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회복 흐름'이라고 명시적으로 썼는데 이번에 이런 표현을 넣지 않아 사실상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하향 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기재부는 그린북을 일반에 공표했다가 뒤늦게 '회복 흐름'에 관한 설명을 추가해 수정본을 발표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린북은 국내외 경기 흐름을 분석한 보고서로 경제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를 담은 자료로 여겨진다. 미국 중앙은행(Fed)가 발표하는 경제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처럼 표지 색깔에 착안해 그린북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정부가 그린북에서 경제 상황 평가에 관한 문구 자체를 수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린북의 상징적 의미나 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작성 과정에서 신중함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