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금융감독이 행정 마무리 수단 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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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일성으로 '금감원 독립성' 강조
금융위와 대등한 위치서
정책 견제 의지 드러내
금융감독 본연의 업무 충실
산업의 브레이크 역할 강조
금융위와 대등한 위치서
정책 견제 의지 드러내
금융감독 본연의 업무 충실
산업의 브레이크 역할 강조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취임 일성으로 감독당국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금감원이 행정 부처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고 금융감독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본인이 금감원장에 취임한 만큼 학자 시절 주장했던 감독기구 개편보다는 현 체제의 틀에서 금감원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제13대 원장 취임식을 하고 금감원 운영 방향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감독당국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금융감독원이라는 이름 그대로 금융을 ‘감독’하는 것”이라며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이 단지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 위험 관리자 돼야”
윤 원장은 금감원의 현 상황을 “외부의 다양한 요구에 흔들리고 내부의 정체성 혼란이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정치권과 정부 등 외풍에 시달리는 과정에서 금감원 스스로도 이 점을 역이용해 감독질서를 어지럽힌 점을 동시에 비판한 것이다. 그는 “금감원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한 채 금융시장에 혼선을 초래한 점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윤 원장은 우선 금감원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금감원 임직원이 금융감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금융시장과 소통하고 안으로는 묵묵히 자신의 임무에 전념하는 직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직원에게는 금융감독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선 금융감독의 역할을 ‘국가 위험 관리’라고 정의했다. 윤 원장은 “금융에 잠재된 여러 위험은 금융회사 부실이나 불합리한 관행으로 드러나 금융시스템 불안과 금융소비자 피해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잠재된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드러난 위험에는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금감원이 이 같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례로 최근 급증한 1450조원 규모의 가계부채와 과거 저축은행·동양그룹 사태 등을 들었다.
윤 원장은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위험관리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그리고 소신을 갖고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취임식 후 금감원의 독립성 확보 방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지금 주어진 틀에서 어떻게 하면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감독할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금융위와 껄끄러울 수도
윤 원장의 이 같은 취임사에 대해 일각에선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관계가 더욱 껄끄러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감독 기구를 금융위와 대등한 위치에 두고 있는 윤 원장의 의중이 은연중에 드러나서다. 그는 “견실한 금융감독으로 국가 위험이 적절히 관리돼야만 정부는 올곧은 금융산업정책에, 금융회사는 금융상품·서비스 개발 등에 전력을 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금융위의 정책을 적절히 견제해야 국가 위험이 관리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이 다른 목소리를 낸 것도 윤 원장에겐 부담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오는 17일 감리위원회가 열리고 금융위 증선위원회도 열릴 예정”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윤 원장은 학자 출신으로서 금감원 조직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과 관련해선 “공직 경험이 없고 또 큰 조직의 장(長)을 해본 적도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감히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여러분(금감원 임직원)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며 “원장으로서 할 일을 다하면 나머지는 여러분이 메워줄 것으로 믿고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신영/강경민 기자 nyusos@hankyung.com
윤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제13대 원장 취임식을 하고 금감원 운영 방향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감독당국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금융감독원이라는 이름 그대로 금융을 ‘감독’하는 것”이라며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이 단지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 위험 관리자 돼야”
윤 원장은 금감원의 현 상황을 “외부의 다양한 요구에 흔들리고 내부의 정체성 혼란이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정치권과 정부 등 외풍에 시달리는 과정에서 금감원 스스로도 이 점을 역이용해 감독질서를 어지럽힌 점을 동시에 비판한 것이다. 그는 “금감원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한 채 금융시장에 혼선을 초래한 점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윤 원장은 우선 금감원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금감원 임직원이 금융감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금융시장과 소통하고 안으로는 묵묵히 자신의 임무에 전념하는 직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직원에게는 금융감독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선 금융감독의 역할을 ‘국가 위험 관리’라고 정의했다. 윤 원장은 “금융에 잠재된 여러 위험은 금융회사 부실이나 불합리한 관행으로 드러나 금융시스템 불안과 금융소비자 피해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잠재된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드러난 위험에는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금감원이 이 같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례로 최근 급증한 1450조원 규모의 가계부채와 과거 저축은행·동양그룹 사태 등을 들었다.
윤 원장은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위험관리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그리고 소신을 갖고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취임식 후 금감원의 독립성 확보 방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지금 주어진 틀에서 어떻게 하면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감독할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금융위와 껄끄러울 수도
윤 원장의 이 같은 취임사에 대해 일각에선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관계가 더욱 껄끄러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감독 기구를 금융위와 대등한 위치에 두고 있는 윤 원장의 의중이 은연중에 드러나서다. 그는 “견실한 금융감독으로 국가 위험이 적절히 관리돼야만 정부는 올곧은 금융산업정책에, 금융회사는 금융상품·서비스 개발 등에 전력을 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금융위의 정책을 적절히 견제해야 국가 위험이 관리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이 다른 목소리를 낸 것도 윤 원장에겐 부담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오는 17일 감리위원회가 열리고 금융위 증선위원회도 열릴 예정”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윤 원장은 학자 출신으로서 금감원 조직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과 관련해선 “공직 경험이 없고 또 큰 조직의 장(長)을 해본 적도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감히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여러분(금감원 임직원)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며 “원장으로서 할 일을 다하면 나머지는 여러분이 메워줄 것으로 믿고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신영/강경민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