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 수준이 세계 주요 41개국 중 두 번째로 비싸다는 내용의 해외 경영컨설팅업체 보고서가 나왔다. 하지만 선택약정 요금 할인(한국 기준 25%) 등 각국마다 다른 계약조건을 반영하지 않고, 천차만별인 각국 요금제의 중간값을 단순비교해 통계에 사용하는 등 오류투성이 분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핀란드의 국제 경영컨설팅업체인 리휠은 지난 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에 속한 41개국 내 수천 개 스마트폰 요금제와 모바일 브로드밴드 요금제를 분석한 ‘2018년 상반기 4G(4세대) 통신가격 책정 상황’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간 국내 무료전화 1000분 이상 제공되는 스마트폰 요금제의 경우 기가바이트(GB)당 가격은 한국이 13.9유로(약 1만7906원)로, 16유로를 웃돈 1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다. 1위 국가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GB당 가격이 가장 싼 나라는 핀란드로 한국에 비해 70분의 1 수준인 0.2유로(258원)였다.

한국 통신업계는 이 조사 결과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엉터리 분석”이란 반응을 나타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한국의 통신요금제는 대부분 음성통화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라며 “데이터 제공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저가요금제가 비교 대상에 다 포함돼 데이터당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엉뚱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25% 선택약정 할인제도 역시 이번 분석에 반영되지 않았고, 각국의 요금제 개수에 상관없이 중간 평균값(데이터당 가격)을 단순비교하는 통계 기법을 썼다.

한편 OECD가 2년마다 내놓는 ‘OECD 디지털이코노미 아웃룩’에 따르면 한국의 통신요금 수준(음성 188분, 데이터 2GB 기준)은 조사 대상 34개국 중 여덟 번째로 저렴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