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 맥주야? '사워 에일' 인기
맥주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주류 시장에는 시큼한 맛과 쿰쿰한 향의 ‘사워 에일(sour ale)’ 맥주가 눈에 띄게 늘었다.

사워 에일은 일반 맥주와 달리 효모나 젖산균 등을 넣어 오크통에서 긴 시간 숙성 기간을 거친다. 와인처럼 신맛과 떫은맛이 나면서 청량감이 살아 있는 게 특징이다. 처음 마시는 사람은 인상을 찌푸리거나 상한 줄 알고 내뱉기도 하지만 중독성이 있어 마니아층이 두텁다.

사워 맥주는 벨기에와 독일 등 유럽이 원조다. 야생효모, 박테리아 등 자연 상태의 균을 이용해 발효시키는 방식을 쓴다. 벨기에 ‘람빅’과 ‘플렌더스 레드에일’, 독일의 ‘베를리너 바이제’ ‘고제’ 등이 전통적인 사워 맥주다. 가격은 숙성 기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 맥주에 비해 가격이 30~50%가량 비싸다. 고가의 사워 맥주는 750mL 한 병이 1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벨기에 ‘듀체스 드 부르고뉴’(사진)는 133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큰 오크통에서 숙성과 발효가 함께 이뤄지는 게 특징. 8개월 숙성한 맥주와 18개월 숙성한 맥주를 블렌딩해 신맛은 중화되고 맥주 맛은 살렸다.

스위스 알프스산맥의 해발 1000m 청정지역에서 양조하는 ‘브라세리 더 프랑세 몽타뉴’도 세계적인 사워 맥주 브랜드다. 대표 맥주인 ‘라베이 드 셍 봉 시앙’은 오래된 와인 효모를 12개월 오크통에 숙성하는 방식을 쓴다. 강력한 산미가 있다. 수입회사 더뱅CSR 관계자는 “와인처럼 생산 연도를 라벨에 명기한 빈티지 맥주로 세계 1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며 “16도 온도에서 더 숙성해 와인잔에 마시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사워 맥주를 취급하는 수제맥주 펍도 늘고 있다. ‘사우어퐁당’ ‘구스 아일랜드’ ‘핸드앤몰트’ ‘생활맥주’ 등에서 국내서 양조된 사워 맥주와 수입 병맥주 등을 맛볼 수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