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이 김경수 의원에게 인사 청탁한 윤모(왼쪽)·도모 변호사. 연합뉴스
‘드루킹’이 김경수 의원에게 인사 청탁한 윤모(왼쪽)·도모 변호사. 연합뉴스
드루킹(49·본명 김동원)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3일 드루킹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연초 각각 청와대 행정관과 오사카 총영사직으로 추천한 윤모 변호사(46)와 도모 변호사(61)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을 알게 된 계기, 드루킹과의 친분 관계, 경공모에서 담당한 역할 등을 추궁했다. 두 사람은 “경공모를 잘 몰랐다”거나 “블로그를 보고 카페에 가입했다”는 등의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윤 변호사는 “경공모가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지 잘 몰랐다가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 회원들이 도움을 요청해 그제서야 알게 됐다”며 선을 그었다. 도 변호사도 “‘드루킹의 자료창고’ 블로그를 우연히 알게 됐고 거기에 올라온 자미두수 송하비결 등 예언서를 다룬 글에 흥미를 느껴 (경공모) 카페에 가입했다”고 해명했다. 또 “(최고 등급인) ‘우주 등급’ 이상 회원만 살 수 있는 마을을 조성하겠다는 등 드루킹의 목표와 이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주변에선 이런 해명은 비상식적이며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두 변호사는 경공모에서 법률 자문을 맡은 ‘스태프’였다. 윤 변호사는 드루킹의 이혼소송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까지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변호사는 댓글조작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드루킹의 변호를 맡았다가 사임했다. 도 변호사 역시 “2017년 4월 이후 모임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그 후 경공모 활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지만, 지난 1월 경공모 주최로 열린 안희정 전 충남지사 특강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 거짓 해명 논란을 불렀다.

경찰은 4일에는 김 의원을 불러 인사청탁과 댓글조작, 보좌관 돈거래 등 의혹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