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는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국민께 보고드립니다’라는 자료를 3일 냈다.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빅데이터를 분석해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높은 15개를 골라 ‘2년차 숙제’로 제시했다. 청와대는 “경제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냈다”고 자평하면서 경제민주화 추진을 강조했지만 신성장동력 등 경제성장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靑, 또다시 경제민주화 강조

문재인정부 1년… 靑 선정 '15개 숙제'에 '경제 성장'은 없었다
청와대는 발간한 성과보고집에서 취임 1주년 성과와 함께 7개 분야 15개 숙제를 꼽았다. 안전·환경 분야에서는 미세먼지, 대형화재, 산업재해, 성범죄 등을 해결해야 할 숙제로 선정했다. 청년일자리 분야에서는 임금 격차와 고졸 취업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가맹점 보호와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 대책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가맹점 보호와 관련, “가맹점주들이 단체를 구성할 경우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해당 단체의 공신력을 조성하는 등 가맹본부와 대등한 지위에서 협상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지주회사·공익법인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 차단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경제 성과는 ‘자화자찬’

청와대는 지난 1년 경제 분야에서 이룬 성과에 대해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고 자평했다. 청와대는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1%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17개월 연속 수출 증가, 신설기업 월 1만 개 돌파 등의 근거도 제시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그러나 이 같은 청와대의 평가가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과보고집에 포함되지 않은 지난달 수출은 1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설기업 월 1만 개 돌파 역시 올해 1월 기준으로, 법인등록일수가 예년 대비 이틀 더 길었던 요인도 작용했다.

신설기업 수를 증가율로 따지면 상황은 청와대 설명과 달라진다. 신설기업 수는 2008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작년 증가율은 2.3%로 지난 10년 평균 증가율(6.3%)에 못 미쳤다. 경제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등 경제 성장을 위한 계획은 ‘숙제’에 담기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한 것”이라며 “아쉬운 부분은 다른 방식을 통해 얘기하겠다”고 했다.

◆靑 “1주년 조용히 보내겠다”

문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별도로 하지 않기로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소박하고 간소하게 취임 1주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취임 1주년 전날인 9일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사랑채 2층 로비에서 취임 1주년 기록 사진전을 연다. 취임 1주년 당일인 10일에는 청와대 주변 효자동·삼청동·팔판동·청운동 주민을 초청해 청와대 내 녹지원에서 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 내외가 참석할 예정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