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한반도뿐 아니라 역내 전체 안정화 집단…북한 정권 본질 잊지 말아야"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몇 주 앞으로 다가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디테일 문제로 진 빼지 말라'고 조언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라이스 전 장관은 이날 미 폭스뉴스와 CBS 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과 디테일을 협상하려고 하지 마라"며 "디테일은 이 상황의 모든 뉘앙스를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맡겨라"고 밝혔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대로 첫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모든 게 해결되긴 힘든 만큼, 북미 정상은 큰 틀의 합의를 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세부 후속 논의는 협상 채널에 넘기라는 것이다.

라이스 전 장관은 또한 "다른 나라들도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것을 진짜로 인식해야 한다"며 "이해관계가 달린 나라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도 자국이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다음으로는 주한미군 문제를 언급, "미군 이전 문제에 대해 초조해 하지 말라"며 "미군 병력은 단순히 한반도뿐 아니라 역내 전체적으로 안정화 시키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마지막으로 북한은 불과 얼마 전에 미국 시민을 살해하고 이복형을 VX 신경작용제로 죽인 악랄하고 비밀스러운 정권이다. 인권침해와 죽음의 수용소 등 그 정권의 본질을 잊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협상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스 전 장관은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파기 시 북한의 불신을 초래, 비핵화 협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북한 사람들이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한다고? 이는 숯이 검정을 나무라는 격"이라며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핵 합의와 관련, "나 같으면 동맹 관리 차원에서 아마도 유지했을 것"이라며 "파기하기로 한다고 해서 그것이 세상의 끝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당신 같으면 어디서 회담을 열겠는가'라는 질문에 "분명히 워싱턴 DC는 아니고 (한국의) 비무장지대(DMZ) 근처에서 하는 데 대한 논의가 있는데 그것(판문점 개최)에 대해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스위스) 제네바도 항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상징성 역시 이슈이긴 하다"며 "그러나 어디서 열리느냐 자체는 덜 중요하다. (어디서 하든) 준비를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압박작전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데 역할을 했다고 인정하며 "렉스 틸러슨 전 장관이 고립 전략을 이끌어온 데 대해 많은 공을 인정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라이스 "트럼프, 김정은과 디테일 협상 말아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