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이래 처음으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4·27 남북한 정상회담’은 의제, 형식 등 여러 면에서 평양에서 개최된 1, 2차 남북 정상회담과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큰 차이는 회담의 의제 설정이다. 과거 1, 2차 회담은 비핵화보다는 남북 관계 개선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2000년에 열린 1차 회담은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첫 만남에 무게가 실렸고, 2007년 2차 회담에서는 비핵화 문제가 한반도 평화 정착 의제 안에 포함되면서 주요 논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반면 이번 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남북 관계 개선 등 3개 의제가 사전에 합의되면서 북한 비핵화 의제를 핵심 의제로 논의하게 됐다.
과거 남북관계 개선에 초점… 이번엔 비핵화가 핵심 의제
회담 개최 시기도 다르다. 역대 정권은 집권 중·하반기에 회담을 열었으나 문재인 정부는 정권 2년 차에 개최하게 됐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인 비핵화 논의가 과거 회담보다 추진력이 실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회담 일정과 장소도 바뀌었다. 1, 2차 정상회담은 평양에서 2박3일간 진행됐지만, 이번 회담은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하루 동안 열렸다. 당초 남측은 2차 정상회담 때부터 북측의 남한 답방을 요구했으며, 이번에 판문점에서나마 남측 지역에서 회담이 열린 것이다.

북한의 퍼스트레이디가 이번 회담에 처음으로 동행한 것도 눈길을 끈다. 1, 2차 회담에선 이희호·권양숙 여사가 각각 동행했지만 김정일이 혼자 나오면서 정상 부부간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에는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가 만찬 행사에 참석하면서 처음으로 남북 영부인 간 만남이 이뤄졌다.

판문점=공동취재단/김채연/고재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