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을 찾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민 전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을 찾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민 전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폭언과 욕설 등 갑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베트남 여행에서 급거 귀국한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업무에 대한 열정에 집중하다보니 경솔한 언행을 했다"고 해명했다.

조 전무는 15일 밤 9시께 직원들에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이번에 저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받으시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자신의 갑질 이유를 일에 대한 열정으로 설명했다.

조 전무는 "제가 업무에 대한 열정에 집중하다 보니 경솔한 언행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했다"면서 "이로 인하여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리게 되었다"고 전했다.

조 전무는 "이번 일을 앞으로 더욱 반성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조 전무는 "앞으로 법적인 책임을 다할 것이며 어떠한 사회적인 비난도 달게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내 3대 노조는 이례적으로 일제히 공동 성명을 내고 조 전무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새노동조합 등 3개 노조는 조 전무의 이메일이 전달된 직후 '대한항공 경영층 갑질 논란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한항공 3개 노조는 "한목소리로 작금의 사태에 심히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라면서 ▲ 조현민 전무의 경영일선 즉각 사퇴 ▲ 국민들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 대한 조 전무의 진심 어린 사과 ▲ 경영층의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대한항공 3개 노조가 이처럼 함께 성명을 발표한 것을 그만큼 내부에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조현민 음성파일 공개에도 불구 "일에 대한 열정 때문에" 셀프 갑질 두둔
조 전무의 음성파일이 공개된 이후 네티즌들은 대한항공 3세 임원들의 갑질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울러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대한항공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한 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는 청원에 수만명이 동참한 상태다.

이 청원자는 "대한항공은 1969년 3월 민영화되어 운영되고 있는 민간 사기업이다. 더군다나 오너 일가의 막가한 경영권과 지배구조의 틀을 갖고 운영되는 형태를 갖고 있다. 그런데 '대한항공' , 영문명 'korean air'와 같이 대한민국을 표현하는 표기법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오너 일가의 갑질 폭력이 수시로 일어나고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개인기업 때문에 해당 뉴스를 접하게 되는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그와 같다라고 인식될 수 있는 소지가 너무나 크다. 개인 기업의 브랜드 가치보다는 국가의 이미지 타격이 심각한 바 해당 단어와 태극문양의 로고를 사용하지 못하게 행정조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