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무역수지가 예상과 달리 11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통상 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과의 교역에서도 흑자 폭이 줄었다.

13일 중국 관세청(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무역수지는 49억8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수출이 1년 전보다 2.7% 감소한 반면 수입은 14.4% 늘어난 결과다. 당초 전문가들은 수출이 12%가량 늘어나면서 무역흑자가 270억달러가량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기업이 2월 설명절 전에 ‘밀어내기 수출’을 늘린 데다 지난달부터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본격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과의 무역수지 흑자는 2월 209억9000만달러에서 지난달 154억30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미국과의 통상 마찰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3월 무역적자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게 중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미국과의 무역수지도 1분기(1~3월) 전체로 보면 1년 전보다 흑자 폭이 늘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999억2000만달러로 14.8% 증가한 반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416억7000만달러로 8.9% 늘어나는 데 그쳐 흑자 규모가 582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황쑹핑 관세청 대변인은 “현재의 무역 상황은 미·중 양국의 경제 구조, 산업경쟁력, 국제분업 구조 때문이지 중국은 무역 흑자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통계 차이, 중개무역, 서비스 무역 등 요인을 고려하면 대미 무역흑자는 실제로는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무역수지 불균형으로 미·중 통상분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교역에서 3750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흑자 폭 1000억달러 가량 줄이라고 중국에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중국 등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에는 500억달러어치의 중국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추가로 1000억달러어치의 중국 상품에 고율 관세를 물릴 계획이다. 중국도 미국산 콩을 비롯해 자동차, 항공기 등에 맞불 관세를 매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