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40억원을 출자해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지난달 우리사주조합 청약분이 ‘완판’된 데 이어 최대주주인 삼성전자까지 참여하면서 삼성중공업의 1조5000억원대 유상증자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전폭 지원에… 삼성重 '안도'
삼성전자는 삼성중공업이 진행하는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해 구주주 배정분 3476만2416주를 출자한다고 6일 공시했다. 출자 규모는 1차 예정발행가 5870원 기준으로 2040억원이다.

삼성중공업의 3대 주주사인 삼성전자(16.91%), 삼성생명(3.24%), 삼성전기(2.29%) 모두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됐다. 다른 주주사인 삼성SDI와 제일기획, 삼성물산 등도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의 참여 여부가 유상증자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삼성중공업 지분 63.4%를 들고 있는 소액주주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키고 다른 대주주의 참여도 이끌어낼 수 있어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일감절벽’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선제 대응하자는 취지였다. 2016년 수주 실적이 5억달러로 목표 대비 10%에 그친 데다 지난해 수주한 선박과 해양플랜트도 2019년부터 제작에 들어가기 때문에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2016년 1472억원이던 삼성중공업의 영업 손실은 지난해 5242억원으로 급증했다.

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삼성중공업 부채비율은 현재 140%대에서 90%대로 떨어진다.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도 30%에서 20%로 낮아질 것으로 삼성중공업은 내다봤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