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고졸인재 잡콘서트’가 지난 28~29일 성황리에 열렸다. 국내 최대 고졸 취업박람회인 이 행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전국에서 직업고 학생 2만5000명이 동참했고, 현장 면접자만 3000명에 달했다는 등의 외형적 성과 때문만은 아니다.

교육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한경 공동 주최로 올해 7회째인 이 행사를 통해 직업고 교육의 중요성과 방향, 가능성까지 확인하게 됐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직업고의 지난해 취업률은 50.6%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10년 20%였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물론 직업고의 3분의 2가 정원을 못 채우는 현실에서 보이듯 직업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갈 길은 아직도 멀다.

직업고의 지원·육성에서 큰 애로점은 ‘대학 진학’ 문제일 수 있다. 무분별한 진학과 대학교육의 거품 같은 문제점이 수시로 지적되고 있지만,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대학 진학은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그만큼 대학은 사회진출에서 우월한 통로다. 입시 성과가 좋은 직업고가 인기라든가, 직업고에도 유학준비반이 있는 것은 이런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직업고의 취지를 극대화하면서 진학의 꿈도 살려줄 수 있는 대안이 ‘선(先)취업 후(後)진학’이다. 직장인을 우대하는 입시전형은 지금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너무 좁고 제한적이다. 소위 명문대들부터 학력평가 위주의 선발에서 벗어나 직장인들도 과감히 뽑고 선발쿼터 제도도 시도해보길 권한다. 교육부는 이런 쪽에서 입학정원에 융통성을 보이고 학생 선발 권한도 대학에 전면적으로 넘겨줄 필요가 있다.

‘선취업 후진학’은 청년실업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아직도 진학률이 68%에 달하는 한국 대학에 거품을 빼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대학 구조조정도 자연스럽게 유도할 것이다. 중소기업 기피현상 타파와 함께 산학(産學)연계의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자면 대학생에게만 연간 4조원씩 지원해주는 국가장학금의 일부라도 직업고로 돌려야 한다. 걸핏하면 ‘정치투쟁’에 나서는 일부 교육감들도 직업고 활성화에 관심을 더 보여야 한다.

‘선취업 후진학’이 확대되면 더 많은 청소년들이 적성과 형편에 따라 편하게 직업고를 택해 직업교육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 고졸인재의 취업 수준은 건실한 사회의 척도가 된다. 이렇게 ‘실력 사회’를 앞당기는 게 교육혁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