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전경. 키움증권 제공
키움증권 전경. 키움증권 제공
키움증권이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을 축소한다. 수익성이 낮고 향후 사업전망도 불투명하다고 판단해서다.

[단독] 키움증권, 로보어드바이저 사업 축소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조만간 이현 사장(사진) 취임 이후 첫 번째 조직 개편을 한다. 이번 개편은 조직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적자 폭이 컸던 로보어드바이저 사업 부문 등을 축소할 계획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전임 사장인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의 역점 사업으로 꼽혀왔다. 앞서 4차 산업혁명형 대응 성장동력 발굴을 강조해왔던 권 회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사업 초기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년 이상 시간을 들여 자체 알고리즘과 상품 개발에 나서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개발했다. '키움 로보 어드바이저 알고리즘 및 시스템'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키움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은 국내와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한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투자 유니버스(universe)를 선정한 뒤 유동성과 평균 거래규모 등을 분석해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도출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은 시행 직후부터 만성적자에 시달렸다. 한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판매하던 팀이 이 사업으로 얻은 이익은 거의 없다"며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은 고객이 많지 않아 수수료와 각종 비용 등을 제하면 오히려 분기당 1억~2억원 수준의 손실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키움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업부 내 인력재배치와 팀 통합 등을 통해 사업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로보어드바이저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투자솔루션팀이 포함된 고객자산관리본부 내에는 금융상품영업팀이 편입된다. 금융상품영업팀은 펀드 영업을 한다. 향후 투자솔루션팀은 금융상품영업팀의 상품에 대한 마케팅, 유지보수 등의 지원 역할을 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 사업 비중을 줄이게 된다.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개발 및 생산 업무를 맡았던 리서치센터 내 글로벌전략팀은 기존 자산배분 업무 대신 해외 종목 분석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일부 인력은 리서치센터 내 타 부서로 전출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초 코스콤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1, 2차 테스트베드에 적극 참여하던 모습과는 다른 분위기다. 업계 내 다른 관계자는 "그간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은 고객 호응도가 높지 않아 사실상 회사 내부 캠페인으로 직원들에게 상품 구매를 독려하는 등의 판매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내에서 돈 안되는 홍보성 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해당 부서를 당장 없애기보다는 역할 조정 등으로 관련 업무 비중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사업 축소를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