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뉴욕 증시의 장세를 점쳐주는 골드만삭스의 컴퓨터 모델이 앞으로 하락장이 펼쳐질 가능성을 70% 이상이라고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피터 오펜하이머 등 골드만삭스의 주식전략가들은 그 분석을 믿지 않는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다시 급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344.89포인트(1.43%) 하락한 23,857.71에 마감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3%, 나스닥 지수는 2.93% 떨어졌다.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이 커지고 있는 페이스북뿐 아니라,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모델X 사망사고에 대해 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테슬라까지 8% 내리면서 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을 키웠다.
CNBC방송은 골드만삭스가 만든 컴퓨터 모델이 하락장이 근처에 와있다고 알리고 있지만, 정작 골드만삭스의 일부 전략가들은 그 지표를 믿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가 만든 컴퓨터모델은 성장 모멘텀 (미국 ISM 지수 기준),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 핵심 인플레이션, 실업률, 실러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등 5개 지표를 기준으로 향후 장세를 판단한다. 현재 이 지표는 70% 이상 베어마켓이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베어마켓은 지수가 최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다우는 1월말 고점에서 10% 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수석전략가와 샤론 벨, 릴라아 페이타빈, 기욤 자이슨 전략가들은 투자자들에 보낸 메모에서 “걱정하지 말라”고 밝혔다. 이 지표가 높은 건 실업률이 높고 금리가 급등하거나, 핵심 인플레이션이 높아서가 아니라, 경제에 강한 성장 모멘텀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펜하이머 수석전략가 등은 "인플레이션이 없기 때문에 변수 중 일부가 도드라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핵심 인플레이션이 치솟지 않으면 정책 금리가 급등할 것 같진 않기 때문에 당분간 수익률 곡선이 뒤집히거나, 가까운 장래에 경기 침체가 올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4.1%로 200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Fed)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핵심 PCE 지수는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 이하에 머물고 있다.
이들 전략가들은 베어마켓은 거의 언제나 긴축적 통화정책에 뿌리를 둘 때가 많고, 경기 침체 및 수익률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베어마켓을 유발해왔다”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