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비웠더니 왜이리 잘 맞아!"… '공심 골프'의 마법
오늘은 5타의 ‘따블’인 10타가량 줄이는 팁을 드리겠습니다.

10년 전 3월 중순, 겨우내 3개월간 한 차례의 라운드도 하지 않고 티잉 그라운드에 우뚝 섰습니다. “100타 가까이 치려나~” 하고 담담하게 라운드를 시작했는데 결과는 89타! 그린이 어렵기로 악명 높은 아시아나CC(경기 용인)여서 기쁨 두 배였습니다.

이번엔 지난 13일의 대학 동기 월례회. 작년 11월 말 이후 첫 라운드여서 “90타는 훌쩍 넘겠네~”라고 편안하게 티샷을 날렸는데 웬걸, 버디 두 개를 포함해 80타의 호기록! 어떻게 이런 이변이 일어났을까요. 곰곰 생각하니 이유는 네 가지였습니다.

첫째, 빈 스윙으로 리듬 잃지 않기. 겨울이지만 날씨가 좀 풀리면 아파트 내 공터에서 아이언 두 개와 드라이버로 빈 스윙을 수십 차례 했습니다.

두 번째는 하루 15~20분의 스트레칭과 근육 키우기. 스트레칭을 거의 매일 하니 유연성을 잃지 않았죠. 팔굽혀펴기 60~70회와 윗몸일으키기, 또 운동기구를 이용한 상체 강화 훈련을 빠뜨리지 않아 근력이 좋아졌습니다.

세 번째는 라운드 이틀 전의 연습장 훈련. 3~4개월간 연습장에도 한번 안 갔다면 마음이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라운드 2~3일 전 연습장에서 가볍게 스윙을 점검하면 심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꽤 도움이 됩니다.

라운드 전날은 연습장행을 피해야 합니다. 근육 피로는 하루 만에 풀리지 않아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주위에서 이런 경우 많이 보시죠? 라운드 중 평소와 달리 방향이 왔다 갔다 하는 동반자에게 “어젯밤 뭘 했길래 헤매냐?”고 물어보면 “과음한 탓”이라는 핑계도 있지만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만 100개 때렸더니 어깨가 뻐근해서…”라는 답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네 번째는 마음 비우기입니다. “3개월 보름 만의 라운드이고, 잔디 상태가 안 좋은데 잘 칠 리가 있어?”라며 샷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니 뜻밖의 스코어가 따라왔습니다.

마음 비우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지만 “내가 못 치면 동반자 세 명이 즐거울 거 아냐?”라며 ‘접대 모드’로 18홀을 즐긴다면 의외의 성과가 나올 수도 있죠.

김수인 < 골프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