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혼인율이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혼인 건수는 1974년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 혼인 연령대 인구가 감소한 탓도 있지만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집값도 오르면서 결혼에 부담을 느낀 청년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년 실업·뛰는 집값에 혼인율 47년 만에 '최저'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7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粗)혼인율은 지난해 5.2건으로 전년 대비 0.3건 줄었다. 2012년부터 6년 연속 감소하면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혼인율은 1990년대 후반까지 8건 안팎을 유지하다 2000년대 들어 6건 수준으로 떨어진 뒤 2015년부터 5건대로 진입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6만4500건으로 전년 대비 6.1%(1만7200건) 감소했다. 1974년(25만9600건) 이후 43년 만의 최저치다. 연간 혼인 건수 감소세도 2012년부터 6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연간 혼인 건수는 2015년까지 30만 건대를 유지하다 2016년 20만 건대로 떨어졌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30대 초반 인구가 전년 대비 5.6%가량 감소했고, 20대 후반의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전세가격지수도 전년 대비 상승하면서 혼인 건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혼인 건수가 전년 대비 가장 크게 감소한 연령은 남녀 모두 30대 초반(30~34세)으로 나타났다. 30~34세 남성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10.3%(1만1300건), 여성은 9.0%(7900건) 급감했다. 작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이 32.9세 여성은 30.2세로 집계됐다.

혼인율 감소는 출산율 저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 과장은 “결혼하고 2년 정도 뒤에 첫째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은데 2016년과 2017년 모두 혼인 건수가 5% 이상 감소해 2~3년 뒤 출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