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하원의장도 "무역전쟁 결과 끔찍"
EU, 미국생산 공산품 등에 25% 보복관세 경고
중간선거 앞두고 정치권 분위기 바뀌어
트럼프 "NAFTA 공정한 재협상 때만 철회"
미국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일부 의원은 관세 부과 행정명령을 무력화하는 입법 조치까지 거론하고 있다. 관세 부과로 초래될 가능성이 있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자칫 오는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에서 역풍을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의회 움직임에도 “관세 부과 방침 철회는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어떤 식으로든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라이언 정면충돌
공화당 소속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무역전쟁의 결과를 극도로 걱정하고, 백악관에 이 계획(관세 부과)을 추진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감세(법인세율 인하)법이 경기를 부양하고 있는데 그 성과를 위험하게 하고 싶지 않다”며 관세 부과 계획의 백지화를 요구했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이어 미국 내 권력 서열 3위인 정치인이다. 의회 통상부문 지도부인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원장(공화당)과 케빈 브래디 하원 세입위원장(공화당)도 각각 대통령에게 서한 보내기와 의회 내 연판장 돌리기 등으로 철회를 압박하고 있다.
미 의회는 행정부에 위임한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만료(7월) 후 갱신해주지 않거나 정부지출 예산안에 관세 부과 방지 내용을 담도록 압박하는 방법, 행정명령 효력을 무력화하는 거부법안을 처리하는 방법 등을 통해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이 중 관세 부과 행정명령 거부법안은 대통령으로부터 통상 관련 권한을 다시 뺏어야 하기 때문에 상·하원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무력화하는 법적 조치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역구 눈치 보는 미국 의원들
미 공화당 주류 정치인들이 관세 부과에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주말이 지나면서부터다. 지역구를 돌아본 뒤 민심이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음을 감지했다.
유럽연합(EU) 내 최고 통상문제 권위자로 꼽히는 앙드레 사피르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교수는 “EU의 작전이 먹히고 있다”며 “EU는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EU와의 무역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지역을 공격해 미 행정부의 결정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U의 대응 방안은 세 가지다. △미국 제품에 보복관세 부과 △미국 수출길이 막혀 유입될 외국산 철강에 대응(관세 부과) △외국과 공동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 등이다. EU는 이르면 7일께 구체적 방침을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이 중 미국 정치권을 움직인 건 농산물과 공산품 35억달러어치에 대한 EU의 보복관세(25%) 부과 경고다. EU는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 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등을 ‘콕 집어’ 과세 대상으로 언급했다.
할리데이비슨 본사는 라이언 의장의 지역구인 위스콘신주에 있고, 버번 위스키의 95%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지역구 켄터키주에서 생산된다. 리바이스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샌프란시스코주에 본사가 있다.
관세를 FTA 개정 지렛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안팎의 압박에도 결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관세 방침 철회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말에 “미국은 무역 면에서 친구든, 적이든 간에 세계 모든 나라에 속아왔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에 “(멕시코와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는 새롭고 공정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이 타결될 때만 철회될 것”이라며 관세 부과와 무역협정 개정을 연계할 뜻임을 시사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와 무역협정 연계 전략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압송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푸틴에게 화가 났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푸틴에 대해 신나지는 않는다. 그는 너무 많은 사람들을 죽인다"고 답했다.지난달 29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마두로 대통령에 관해 이야기했냐는 물음에는 "우리는 마두로에 대해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결해야 한다. 이 전쟁은 유혈이 낭자하다. 멈추고 싶다"고 강조했다.특히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말하는 도중 미군의 베네수엘라 작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푸틴 대통령이 벌여놓은 엉망진창을 물려받았을 뿐이라며 "간밤의 작전을 보니 아주 정밀하고 아주 대단했다. 우리 장군들과 우리 사람들이 관여했다면 (우크라) 전쟁은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말했다.러시아는 베네수엘라의 우방으로,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이 '무력 침략 행위'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우크라이나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경고 신호'로 해석했다. 키이우포스트는 "도덕적 명분에는 회의적이고 거래적이지만, 미
“수년간의 방치 끝에 미국은 서반구에서의 우위를 회복하고, 먼로 독트린을 재확인하고 시행할 것이다.”지난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했다. “세계를 아틀라스처럼 미국이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며 세계 경찰 노릇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이 도드라졌지만, 필요한 지역에는 선택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한 문서이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곳이 서반구다. NSS에서 트럼프 정부는 “서반구에서 우리의 목표는 ‘(동맹국) 동원 및 (영향력) 확대”라면서 “서반구 내 군사적 존재감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마당에서 반미정권 제거NSS 발표 후 한 달 만인 3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이뤄진 베네수엘라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는 트럼프 정부가 서반구 일대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갖겠다는 선언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접 지역에서 반미정권의 존재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치하에서 베네수엘라가 “점점 더 우리의 적대국을 수용하며 미국의 이익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공격적 무기를 확보해 왔다”며 “이 모든 행동은 2세기 이상 이어진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원칙의) 기원은 먼로 독트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며 “우리는 먼로 독트린의 원칙을 훨씬 뛰어넘었으며 지금은 이것이 ‘돈로(먼로+도널드 트럼프) 독트린’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자 국제사회에선 우려가 쏟아졌다. 다만 ‘친트럼프’ 성향 국가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중국 외교부는 4일 “이번 조치는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원칙 위반”이라며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고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성명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무력 침략 행위를 저질렀다”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석방을 촉구했다.유럽은 신중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정책 고위대표는 SNS에 “마두로 정권의 정당성 부족”을 지적하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고 적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미국과 향후 상황 전개에 관해 논의하겠다고 했다. 반면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미국의 작전을 “국제법 원칙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베네수엘라에 대해 “마약 밀거래를 부추기고 조장했다”며 미국의 개입을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멕시코, 브라질, 쿠바 등 남미 좌파 정부도 비판 성명을 냈다. 다만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자유가 전진한다!”는 글을 올렸다.이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