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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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 군산공장 정리 절차에 들어간 데 이어 창원공장도 결국 구조조정 2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00명 직원을 둔 창원공장은 내년까지 생산·판매 계획인 경차 스파크의 생산 저하 문제로 적자 부담이 커질 판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M은 군산공장 정리 작업이 끝난 뒤에도 창원공장이 수익성이 나지 않고 정부의 자금 지원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신차 배정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실사 이후 재정 지원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창원공장도 정리 대상에서 예외일 순 없다는 것이다.

창원공장은 쉐보레 스파크와 경상용 다마스·라보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60%대를 유지하던 공장 가동률은 올 들어 40% 선으로 떨어졌다. 창원공장에서 조립되는 다마스·라보는 후속 예정이 없는 데다 스파크도 내년에 단종을 앞두고 있어서 신차 배정 이전까지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년간 창원공장의 스파크 생산량을 보면 2013년 22만6998대(내수 6만969대), 2014년 18만7443대(6만500대), 2015년 20만9662대(5만8978대), 2016년 19만8944대(7만8034대), 2017년 13만9771대(4만7244대) 등이다. 2015년 신형 스파크 출시와 유럽 수출용 칼(오펠) 물량 확보로 가동률을 20만대 선으로 유지했다가 지난해부터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올해 창원공장 생산량은 더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월 5000~6000대 규모로 팔리던 스파크 판매량이 구조조정 여파가 겹치면서 반토막 난 데다 수출 시장의 경우 프랑스 PSA(푸조시트로앵)가 유럽 판매 차종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수입 물량을 줄이겠다고 밝힌 만큼 내년까지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군산공장 폐쇄를 단행한 GM의 한국 내 지속 가능성이 낮은 데는 GM의 독일 자회사였던 오펠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PSA에 매각된 오펠의 구조조정과 매각 과정을 보면 한국GM과 매우 유사하다. 정부 지원 요청 전에 벨기에 공장을 폐쇄하고 투자 또는 물량 계획과 연계해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2010년께 오펠과 상당부분 닮았다. GM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오펠을 빈사 상태로 만들어 PSA그룹에 매각했다. 오펠이 적자 상태로 매각된 것처럼 GM의 기업 회생 구조조정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생산 물량배정과 투자를 인질로 정부와 노조를 압박하는 모양새는 캐나다 등의 사례와 비슷하다.

만일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의 일시적 지원으로 GM이 창원공장에 스파크 후속 신차를 배정한다고 해도 인건비 부담이 줄지 않고 소형차 수출기지 매력을 잃게 되면 생존 여부를 장담하긴 어렵다. 때문에 신차 배정을 받는다 해도 신제품 주기(5~6년)가 끝나면 정리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GM이 창원공장마저 없애고 부평 1,2공장만 운영하는 방안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 산업계 전문가는 "창원공장의 생산물량이 줄면 높은 인건비 부담에 소형차를 만들어 이익을 내기 어렵다"면서 "고비용 구조를 뜯어고치지 않는 한 창원공장도 구조조정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