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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정책보험 이익 환원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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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민 금융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취재수첩] 정책보험 이익 환원의 '딜레마'
    지난해 10월 말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이 자리에 출석한 농협금융지주 산하 농협생명·손보 관계자들은 국회의원들로부터 잇단 질타를 들어야만 했다. 두 보험사가 농업정책성 보험 판매를 통해 과도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농협생명은 농업인의 작업 중 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는 농업인안전재해보험을, 농협손보는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실손 보상하는 농작물재해보험을 판매한다. 정부가 국고로 보험료의 절반가량을 지원하는 정책보험상품이다.

    정책보험은 팔면 팔수록 보험업체들에 손해라는 인식이 강하다. 손해율이 높은 반면 수요는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두 보험사는 최근 몇 년 새 정책보험을 통해 수백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태풍 등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두 회사는 정책보험 판매를 통해 얻은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결국 농협생명은 올해부터 농업인안전재해보험에서 발생한 영업이익을 기금으로 조성해 농업인 복지 증진 등에 쓰기로 했다. 농협손보도 영업이익을 일부 환원하는 방안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서 보험료 절반가량을 지원해 주는 정책보험에서 얻은 이익을 지금까지 두 회사가 모두 가져간 것에 대해선 보험업계에서도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더욱이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농업정책보험을 판매하는 유일한 회사다. 다만 농협생명의 이번 기금 조성이 자칫 다른 정책보험에도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책보험이라 할지라도 상품을 어렵게 팔아서 얻은 이익을 내놓아야 한다면 누가 앞장서 상품을 팔겠냐”고 지적했다.

    풍수해보험, 유병자보험 등 정책보험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책보험 판매에 따른 영업이익을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이라도 적절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정부가 보험료를 지원한다고 할지라도 결국 상품을 판매하는 건 민간 보험사다. 무작정 영업이익을 내놓아야 한다고 윽박지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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