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2일 오전 11시6분

호반건설그룹 계열사가 미래에셋대우의 7000억원 규모 우선주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미래에셋대우의 2, 3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네이버가 불참한 이 증자에 호반건설그룹이 참여한 것은 미래에셋대우와의 특수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일 호반건설그룹에 따르면 계열사인 호반베르디움은 미래에셋대우 우선주 유상증자 일반공모에 참여해 500억원 규모(1000만 주)의 우선주를 취득했다.

미래에셋대우 우선주 일반공모에 나온 총 4812만3269주 중 20% 이상을 호반베르디움이 사준 셈이다. 호반베르디움의 투자액 500억원은 이 회사 자기자본(2621억원)의 19.08%에 달한다. 호반베르디움 기업 규모를 볼때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7000억원 규모의 우선주 유상증자에 나섰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이 300억원만 투입하는 등 주주 우선 공모 청약률은 65.63%에 그쳤다. 호반베르디움의 참여에도 721억원 규모(1441만8689주)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만약 호반베르디움이 ‘구원투수’로 등장하지 않았다면 실권주 규모가 급증했을 것이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그룹과 미래에셋대우의 끈끈한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나섰을 때 미래에셋대우는 지원군 역할을 했다.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조건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50.75% 중 40%는 즉시, 나머지 10.75%는 나중에 인수하는 것이었다. 이 10.75%에 대한 이행보증서 제공을 미래에셋대우가 검토하면서 호반건설에 힘을 실어줬다.

호반건설은 해외 부실 등을 이유로 결국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했지만 당시 인연이 이번 유상증자 참여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호남 출신인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개인적인 친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