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 을지로점
위워크 을지로점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 서울 홍대입구역 앞 K스퀘어빌딩에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의 보금자리가 있다. 5층으로 올라가니 커피머신이 마련된 라운지가 보였다. 누워서 책을 읽거나 창가에 앉아 업무를 보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이곳은 국내 공유오피스 업체 패스트파이브의 홍대점이다.

공유오피스에서는 기업이나 개인이 수개월 또는 연 단위로 임차료를 내고 일정 규모의 사무공간을 빌려 쓸 수 있다. 회의실, 사진 스튜디오 등 각종 업무 시설을 함께 사용한다. 비용과 시간이 절약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등 공유오피스 업체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공유오피스는 최근 서울역, 광화문, 홍대 등 강북 지역에도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사무실 나눠쓰는 공유오피스… "경영 노하우도 공유"
◆‘원조’ 위워크 vs ‘토종’ 패스트파이브

공유오피스 시장의 대표는 미국계 회사인 위워크다. 위워크는 2016년 강남역 인근에 1호점을 낸 뒤 을지로, 삼성동, 역삼동에도 지점을 설립해 총 4개 지점을 열었다. 올 상반기 광화문, 여의도 등지에 4개 지점을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위워크는 사무실 디자인, 편의시설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늑한 거실 같은 실내 디자인은 경쟁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힌다. 강의실, 수유실, 스크린골프장, 전자 다트장 등 입주사를 위한 다양한 편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매튜 샴파인 위워크 한국지사장은 “위워크의 또 다른 장점은 전 세계 290여 개 지점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위워크를 통해 업체 간 협력과 인재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워크는 다소 비싼 임차료가 단점으로 꼽힌다. 전용석 가격은 월 48만원부터, 전용사무실(독립형 공간)은 월 63만원부터 시작한다. 10인 이상 사무실의 월 임차료는 500만원이 넘어 스타트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토종 공유오피스의 선두주자다. 2015년 남부터미널역점을 시작으로 논현역, 선릉역, 역삼역 인근에 지점을 설립했다. 지난달에는 홍대점과 삼성 2호점을 개설해 총 12개 지점을 확보했다.

패스트파이브는 위워크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 전용석 가격은 월 35만원, 전용사무실은 월 50만원부터 시작한다. 보증금과 시설 사용비가 없고, 입주사를 전담 관리하는 매니저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한국 시장에 맞는 서비스와 전략으로 입주사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패스트파이브 삼성 2호점
패스트파이브 삼성 2호점
◆공유오피스, 스타트업 육성 장소로 변화

공유오피스는 스타트업이 머무르는 곳에서 스타트업이 태어나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스파크플러스는 국내 최대 액셀러레이터(창업지원기관)인 스파크랩과 아주그룹이 공동 투자해 만든 공유오피스로, 스타트업에 특화한 다양한 혜택을 준다.

입주사는 스파크랩 공모 지원 시 서류 심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 경영학 스터디와 경영 실패를 공유하는 세미나, 해커톤(장시간 진행하는 프로그램 개발 행사) 등을 수시로 열어 초기 스타트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스파크플러스의 전용석 가격은 월 39만원부터 시작한다. 전용사무실 가격은 42만원부터다.

1998년부터 공유오피스를 시작한 ‘터줏대감’ 르호봇은 전국 지점이 50개, 입주사는 4200여 곳이 넘는다. 르호봇은 소규모 사무실에 특화한 임대 사업을 하고 있다. 임차할 수 있는 사무실 규모는 1인실부터 최대 7인실까지다. 가격은 1인실 기준 월 40만원 수준이다.

르호봇은 자금 지원 연결, 입주사 홍보 지원 등 창업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연계한 ‘세대융합 창업 프로그램’으로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을 위한 창업 교육도 지원한다.

이혜원 스파크플러스 매니저는 “최근 스타트업 지원 등을 위해 국내 대기업도 공유오피스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한화 드림플러스,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