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락현 한국죽염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죽염은 김치 이을 '한류 식품'… 명품화 주력"
항산화 기능 뛰어난 자죽염 개발·제조 역점
죽염 관련 연구 지원도
죽염 제조업체 70여곳… 가족단위 작업장 많아
명인 육성 등 지원 절실
◆“죽염 제품 알린 주역”
1996년 설립된 한국죽염공업협동조합은 죽염제조업체들의 모임이다. 죽염은 45일 동안 구워 만든 소금이다. 천일염을 황토를 녹여 얻은 지장수와 버무린 뒤 대나무에 다져놓고 황토 토굴에서 이틀간 굽는 작업을 아홉 번 해야 만들어진다. 국내에서 죽염을 제조하는 업체는 70여 곳이다. 주로 5인 미만 가족단위 작업장이 많고 고용인력 30~50인 정도인 중간 규모 업체 20곳이 조합의 회원사로 있다.
정 이사장은 업계에서 ‘죽염산업의 대부’로 통한다. 죽염이 어엿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LG생활건강(옛 럭키)이 판매하고 있는 죽염치약은 정 이사장이 1992년 개발해 지금까지 납품하고 있는 제품이다. 누적 1조원어치 이상이 팔렸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에도 중국에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정 이사장은 조합을 이끌면서 죽염제품의 명품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당 가격이 30만원대에 달하기도 하는 붉은 색깔의 알칼리성 죽염 제품 ‘자죽염’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자죽염은 섭취했을 때 체내 활성산소가 죽염보다 적게 나오는 등 항산화기능이 뛰어나다. 죽염의 체내 활성산소 발생량은 일반 소금의 6분의 1 수준인데 자죽염은 그보다 더 적다. 그는 “자죽염의 산성도(PH)는 13으로 일반 소금(4~5)은 물론 죽염(9)에 비해서도 알칼리성이 높다”며 “자죽염을 음식에 넣어 먹으면 소화기관에도 좋다”고 소개했다.
조합은 연구개발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경희대 한의대, 한양대 등을 통해 죽염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죽염의 효능에 관한 논문 7~8편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저널에 실렸다”며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신을 보이고 있어 연구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죽염 식품명인 계속 나와야”
정 이사장은 “우리 죽염제품이 해외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죽염 분야에서 ‘식품명인’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명인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전통식품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1994년부터 지정하고 있다. 그는 “2015년 죽염 분야 첫 식품명인으로 지정된 뒤 동남아시아 등지에 10억원어치를 수출했다”며 “‘빛과 소금’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음식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소금이기 때문에 인증만 있다면 외국인들도 우리 죽염에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죽염 분야 식품명인은 정 이사장을 포함해 두 명이다.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전통식품 분야에 관심이 많아졌지만 죽염업체들은 고용인력이 5~10명인 영세한 곳이 많다”며 “소관부처가 중소벤처기업부, 해양수산부 등으로 나뉘어 있는 칸막이 규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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