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21일 ‘생활정치 11탄 자영업살리기’의 하나로 서울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를 방문해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21일 ‘생활정치 11탄 자영업살리기’의 하나로 서울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를 방문해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중진의원들이 홍준표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반발하고 있다. 홍 대표가 당을 너무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거친 언사로 기존의 보수 지지층까지 등을 돌리게 해 이대로 가다간 6월 지방선거에서 ‘선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었다. 4선 이상 중진 12명이 지난 8일 홍 대표에게 요구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개최를 홍 대표가 거부하자 김 원내대표가 중재 차원에서 마련한 자리였다.

하지만 중진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한국당 4선 이상 의원 20명 중 5명만 참석했다. 회의 개최를 요구한 12명 의원 중에선 강길부 신상진 주호영 의원 등 3명만 나왔다. 이주영 정갑윤 나경원 심재철 유기준 정우택 홍문종 의원 등은 불참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홍 대표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신상진 의원은 “홍 대표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소통이 부족하다. 당대표가 앞장서서 소통해 난국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군현 의원은 “홍 대표가 더 많은 경청을 하면 더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를 정례화하겠다”면서도 “일부 몇몇 중진의원들이 당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형태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지방선거 후보감을 찾기 쉽지 않은 ‘인물난’도 홍 대표의 리더십을 흔드는 요인이다. 안대희 전 대법관, 홍정욱 전 의원 등 홍 대표가 영입에 나선 인물들은 모두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지지율도 답보 상태다.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논란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지만,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올 들어 9~12%에 머물러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10%대 후반으로 다소 높지만 이 역시 게걸음 치고 있다.

일부에선 홍 대표가 당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강력한 리더십 행사가 불가피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친박(친박근혜) 색채를 지운 것은 홍 대표의 성과”라며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재건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 4선 의원은 “당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등을 통해 정제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하는데 공식적인 창구를 활용하지 않고 페이스북에서 거친 말을 쏟아내 지지층을 불안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은 “홍 대표 체제로는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