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에 있는 정밀설비포장 전문기업인 대한수출포장(대표 송경석)이 올해 창립 12주년(6월24일)을 맞아 제2공장(연면적 7260㎡)을 본격 가동하며 제2의 도약에 나선다.
송경석 대한수출포장 대표가 포장 작업이 끝난 디스플레이 장비 앞에서 포장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송경석 대한수출포장 대표가 포장 작업이 끝난 디스플레이 장비 앞에서 포장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대한수출포장은 지난해 11월 70억원을 들여 2공장을 신축하고, 공장 안에 5t 화물을 자동으로 견인할 수 있는 설비(호이스트)를 갖추는 등 포장조립 라인을 신설했다. 2공장은 폭 33m, 길이 165m 규모로 대형 차량이 공장 안에 진입할 수 있는 원스톱 상하차 시스템을 갖췄다. 그동안 제1공장은 공간이 좁아 대부분 장비가 생산된 현장에 직원을 보내야 했지만 포장전용 공간 신축으로 출장 비용과 포장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송 대표는 “1공장에서 포장에 사용하는 나무판과 틀을 제작하고 2공장에서는 입고된 장비를 전문적으로 포장해 작업 시간 단축은 물론 공급 단가도 5% 이상 낮출 수 있게 됐다”며 “올해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개당 1000만원에서 100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장비를 수출하거나 국내 공장에 설치하려면 한치의 오차 없이 꼼꼼하고 정밀하게 포장해야 한다. 장비를 싣고 내리고 운반하는 동안 외부충격이나 먼지와 습기에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것이 포장기술의 핵심이다. 한장열 관리부장은 “설비를 나무 바닥에 올려 놓고 고정목을 설치한 뒤 충격방지백, 무정전 필름, 방청 필름(습기 방지용)으로 장비를 감싸고 이후 은박지 재질의 진공백을 사용해 제품을 진공 상태로 만든다”며 “외부 충격을 막기 위해 다시 비닐포장과 에어캡으로 둘러싸는 6단계로 포장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포장 기술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무게 120t, 길이 30m의 대형설비도 포장할 수 있다. 국내 포장기업 700여 곳 중 10여 곳만 대형 설비를 포장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포장 틀로 사용하는 수입목재를 86~120도까지 온도를 높여 수분함량을 줄이고 살균하는 자체 열처리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7만㎥ 용량(CBM)을 포장해 4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6년 자본금 3억원으로 창업해 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11년 만에 연매출을 70배 이상 늘리면서 지역 유망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매출은 단일업종으로는 국내 포장업계 1위다.

이 회사는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 미국 현지 공장에 들어가는 설비 포장도 맡았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설치되는 원전 설비와 배관 자재를 안전하게 배송했다. 올해는 현대기아자동차 인도 공장에 공급하는 자동차 운반설비를 포장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송 대표는 “현장 직원 110명 중 절반이 7년 이상 근무한 숙련자고 3명은 지난해 처음 생긴 포장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첨단 장비에 국한하지 않고 규모가 큰 절삭 장비나 철판 가공·프레스 장비 등 일반 산업설비와 해외건설 플랜트 장비까지 사업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