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사이버사령부가 과거에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악플러를 색출하고 분석하는 팀을 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의 사이버 댓글사건조사TF(태스크포스)는 사이버사령부가 2011년 초부터 2013년 10월까지 반정부·반군(軍)·종북 세력을 색출할 목적으로 이른바 ‘블렉펜 분석팀’을 운영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국방부 TF의 4차 중간 조사 결과로 당시 사이버사령부는 악플러를 ‘블랙펜’과 ‘레드펜’이란 위장 용어로 지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과 대비되는 우익세력은 ‘블루펜’으로 불렀다.

국방부 TF는 블랙펜 분석팀이 포털 사이트에서 댓글을 검색한 후 북한 찬양지지(B1), 대통령 및 국가정책 비난(B2), 군 비난(B3) 등 세 그룹으로 구분해 아이디를 분석했다. 이후 분석 현황을 경찰청에 통보하고 기무부대에도 일부 공유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2012년에는 961개의 아이디를 식별한 후 악성 계정 634개를 공안기관에 통보했다는 내용을 사이버사의 2013년 업무추진계획 보고 문서에 넣기도 했다.

TF는 ‘블랙펜’과 관련해 추가 조사를 하는 한편 당시 내용을 통보받은 경찰청과 기무부대가 어떠한 조치를 했는지 등을 민간검찰과 공조해 확인할 계획이다. 또 2011년 말께 국군기무사령부가 청와대의 요청으로 민간 포털사이트 및 트위터 등에서 정부정책을 비난하는 아이디(일명 극렬 아이디) 1000여개를 수집해 그 현황을 청와대에 보고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TF는 현재까지 약 500여명의 기무부대원이 사이버 댓글 활동에 관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 시기는 2009년 초부터 2013년 초까지로 추가 확인 중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