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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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이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 혐의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6월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특히 신 회장이 구치소에서 맞게 될 첫날 아침(14일)은 그의 63번째 생일이라서 롯데 임직원들은 더욱 안타까워 하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차남인 신 회장은 1955년 2월 14일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오후 2시10분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6월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K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롯데그룹이 70억원을 낸 부분은 대통령의 강요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제3자 뇌물에도 해당한다"며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 사이에 롯데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판단했다.

또 "신 회장의 뇌물공여 범행은 면세점을 운영하거나 다른 기업들은 물론, 정당한 경쟁을 하는 기업들에 허탈감을 주는 행위"라며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다는 이유로 선처를 한다면 공정한 경쟁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대한스키협회장인 신 회장은 보름 넘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평창 일대에 상주하면서 적극적인 민간 스포츠외교 활동을 펼칠 예정이었다.

이미 지난 8일 평창으로 이동해 알파인스키와 스키점프, 스노보드, 모글, 크로스컨트리 등의 경기를 직접 참관하며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과 코치, 대회 관계자들을 격려해왔다.

또 대한스키협회장 자격으로 현지에서 IOC와 국제스키연맹(FIS) 등 국내외 귀빈들과도 만나 활발한 민간 외교활동을 펼쳤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대한스키협회장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했다"며 "생일도 평창에서 맞을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또 "어제 재판 때문에 잠시 서울에 온 것"이라며 "재판이 끝나면 곧바로 평창으로 내려가 폐막식 때까지 있을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경영비리' 재판 1심 때도 하루 전 장인상을 당했으나 재판 일정 상 일본으로 건너가지 못했다.

또 다른 롯데 관계자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당장 충격에 빠져 있는 직원들의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짧게 답했다.

롯데가 회원사로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이날 재판 이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롯데는 중국의 사드 보복 등 국내외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근 5년 간 고용을 30% 이상 늘린 일자리 모범기업인데 유죄판결을 받게 돼 안타깝다"며 "향후 법원이 이러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