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ADVERTISEMENT

    "한국, 과거와 미래가 공존… 스포츠는 화해의 기폭제죠"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평창올림픽 배경으로 소설 쓴 핀란드 국민작가 퀴뢰

    '한국에 온 괴짜 노인…' 출간
    82세 그럼프의 서울·평창 여정

    어린시절 태권도로 한국과 인연… 동계스포츠광이라는 점도 작용
    핵무기로 위협하는 북한에 올림픽 정신 가지길 기원
    핀란드 작가 투오마스 퀴뢰가 소설 속 주인공인 그럼프 분장을 하고 평창 겨울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반다비 앞에서 만세를 외치고 있다. 세종서적 제공
    핀란드 작가 투오마스 퀴뢰가 소설 속 주인공인 그럼프 분장을 하고 평창 겨울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반다비 앞에서 만세를 외치고 있다. 세종서적 제공
    80세를 넘긴 핀란드 농부이자 나무 스키를 만드는 까칠한 노인 ‘그럼프’. 어느 날 그는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목적지는 그의 손녀가 교환학생으로 머물고 있는 나라, 한국.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뚱뚱한 김씨 청년과 대걸레 머리를 한 양키 대통령의 싸움’(소설 속 표현)이 고조되자 그럼프는 손녀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 과거와 미래가 공존… 스포츠는 화해의 기폭제죠"
    신작 《한국에 온 괴짜 노인 그럼프》(세종서적)는 인구 500만 명인 핀란드에서 50만 부 이상 팔린 ‘그럼프 시리즈’의 작가 투오마스 퀴뢰(사진)가 한국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배경으로 쓴 여행기 형식의 소설이다. 핀란드 ‘국민 작가’로 꼽히는 퀴뢰는 왜 신작의 배경을 한국으로 삼았을까. 기자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던진 이 질문에 12일 퀴뢰는 “열세 살 때 태권도를 배우면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게 됐다”며 “해외에선 북한 뉴스에만 집중하지만 나는 한국의 빠른 경제 발전과 역사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답했다. 자타공인 ‘동계 스포츠광’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그는 “핀란드인이라면 모두 스키나 아이스하키를 심하다 싶을 정도로 좋아한다”며 “지금 모든 핀란드인의 최대 관심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한국”이라고 말했다.

    "한국, 과거와 미래가 공존… 스포츠는 화해의 기폭제죠"
    보수적인 소설 속 주인공 그럼프의 눈에 한국은 역동적이면서도 위험한 나라로 비친다.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에서 언제든 야식을 살 수 있는 편리한 나라이면서도, 언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두려움에 떨고 있어야 하는 국가. 한국 밖에서 본 한국의 모습이다. 퀴뢰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지난해 8월 3박4일간 한국을 찾아 서울과 평창 등 여러 장소를 답사하며 시민과 올림픽 관계자들을 만났다. 짧은 여행에서 받은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묻자 “한국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나라”라는 답이 돌아왔다. “급격한 경제적 발전과 기술적 변화를 겪은 나라이면서도 한국 사람들은 느리게 사는 지혜를 품고 있어요. 소주와 김치를 곁들인, 정말 오래 걸리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죠. 농업 국가에서 첨단 기술의 나라로 재건된 핀란드와도 닮은 점이 많아요.”

    한국에 왔을 때 평창올림픽이 치러질 여러 경기장도 둘러봤다. 퀴뢰는 “상쾌한 자연이 가까이에 있는 아이스링크와 스키장이 무척 아름답고 웅장하다”면서도 “그러나 어느 나라를 가든 경기장의 모습은 다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성공적인 올림픽은 선수와 관중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난 한국 관중에 큰 믿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퀴뢰는 소설 속에서 농담을 섞어 “한국 스포츠의 역사와 미래는 어린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에게 있다”고 적었다. 그는 소설 속에서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스케이팅을 두고 “폭풍이 지나간 아침의 호수, 또는 나비의 날갯짓 같은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했다. 퀴뢰는 “최근엔 한국의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인 김 마그너스를 주목하고 있다”며 “북유럽 국가들이 강한 스포츠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선수”라고 말했다.

    소설 말미에 그럼프는 ‘북한의 배불뚝이 독재자’(소설 속 표현)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편지를 전한다. 그가 보낸 편지 덕분에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단계적 개방을 선언한다.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많은 사람의 염원이기도 하다.

    “스포츠는 사람들을 화해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화가 나 있는 작고 뚱뚱한 김씨 청년이 세계와 이웃 국가를 상대로 협박하는 일을 그만뒀으면 좋겠어요. 화를 내기보다는 올림픽 정신을 가지길 기원합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5성급리조트에 퍼진 '골든'…K팝 침투한 필리핀 크리스마스 점등식 [현장+]

      "아는 노래가 나오니 반갑네요."지난달 5일 이른 겨울 휴가로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시티'를 찾은 40대 김지연 씨는 솔레어 리조트 1층 로비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이날 점등식에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필리핀 현지 라이브 합창단 '앰배서더스 오브 크라이스트 챔버 싱어즈'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 합창 공연이었다.한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중국, 필리핀 현지 투숙객들도 '골든'의 가사에 맞춰 박수를 치거나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분위기가 고조되는 모습이었다. 솔레어 리조트 관계자는 "요즘 필리핀에서도 '케데헌'과 K팝의 인기가 엄청난 상황"이라며 선곡 이유를 밝혔다.필리핀 블룸베리 리조트 앤드 호텔 그룹이 운영하는 솔레어 리조트가 연말연시를 맞이해 지난달 5일 솔레어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시티 1층 메인 로비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열고 연말 시즌의 서막을 열었다고 14일 밝혔다.솔레어 리조트의 연말 최대 행사로 여겨지는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은 매년 11월께 화려한 공연과 함께 주요 경영진이 로비에 위치한 초대형 트리 및 조명 장식의 불빛을 밝히며 시작된다.이날 행사에는 마닐라 파라냐케시의 에드윈 올리바레스 시장, 알레한드로 텡코 PAGCOR 회장, 샬린 바틴 필리핀 관광부 차관, 도나토 알메다 블룸베리 리조트 건설 부문 부회장, 데이비드 배첼러 솔레어 리조트 운영 수석 부사장, 사이러스 셰라파트 게임 총괄 담당 전무 등 주요 인사들이 자리했다. 특히 올해는 은은한 조명과 라이브 합창단의 웅장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살아 숨쉬는 듯한 크리스

    2. 2

      밖에 나갈 일 아예 없네…브루노마스도 즐긴 '호캉스' 어디길래

      필리핀 마닐라 베이에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야외 수영장 수면 위로 붉은빛이 천천히 번졌다. 바닷바람을 타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풀사이드 바에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칵테일 셰이커 소리가 리듬처럼 느껴졌다. 기분 좋은 바닷바람이 분주한 일상을 날리고 평화로운 기분을 가져다줬다.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차로 10여 분이면 도착하는 솔레어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시티는 단순한 숙소를 넘어 하나의 여행지에 가까웠다. 3박 4일간 리조트 안에만 머물렀지만 여행 일정이 빠듯하다 느껴질 정도로 즐길거리가 차고 넘쳤다. 사격·피클볼·수영·스크린 골프…3박4일도 모자라객실 커튼을 열면 마닐라 베이와 함께 부드러운 햇살이 밀려 들어온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로 내려오는 순간부터 여러 선택지가 떠오른다.가장 먼저 향한 곳은 실내 사격장 ‘스카이 레인지(Sky Range)’. 25미터 사격장 15레인, 50미터 사격장 5레인을 갖추고 있다. 실제 권총과 소총 사격이 가능하며 모든 레인은 특허받은 스마트 패드 시스템으로 제어된다. 실내 사격장 개발 및 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선도 기업인 액션 타깃(Action Target) 시스템이 설계했다. 고객들은 안전한 Level 5의 방탄 투시창 뒤에서 실제 사격을 경험할 수 있으며, 아이들을 위한 가상 사격장도 준비돼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도 부담이 적다.1740석 규모의 더 씨어터(The Theatre)는 공연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풍부한 오디오 경험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최첨단 음향 시스템을 갖췄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발레 등 세계적인 수준의 다양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22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그랜드 볼룸(Gra

    3. 3

      [이 아침의 피아니스트] 정열적인 건반 위 호랑이…마르타 아르헤리치

      ‘건반 위의 호랑이.’ 기운 넘치는 연주를 선보이는 마르타 아르헤리치(사진)에게 언론이 붙인 수식어다. 1941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그는 이탈리아 부소니 국제 콩쿠르, 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등에서 우승해 전 세계 음악인의 이목을 끌었다.아르헤리치는 1955년 오스트리아로 이민을 떠나 당시 피아노 연주의 대가이던 프리드리히 굴다에게 음악을 배웠다. 196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할 땐 정열이 넘치는 연주로 다른 피아니스트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 개성을 보여줬다. 단단하고 강한 타건과 흐트러짐 없이 휘몰아치는 속주 실력은 그만의 매력이다. 아르헤리치는 쇼팽, 라흐마니노프, 차이콥스키처럼 낭만주의 정서가 넘치는 곡뿐 아니라 라벨, 버르토크, 프로코피예프와 같은 작곡가들의 곡도 즐겨 연주했다.아르헤리치가 내년 11월 21~22일 한국에서 공연한다. 두 번째 남편이었던 지휘자 샤를 뒤투아가 이끌 KBS교향악단과 라벨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이주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