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찬가' 주역 소프라노 황수미 "올림픽 정신 담아 힘차게 불렀죠"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한창이던 지난 9일 밤. 메인스타디움에 ‘올림픽 찬가’가 울려퍼지자 각종 포털사이트에 ‘소프라노 황수미’가 순식간에 검색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네티즌은 “기품있고 당당한 목소리에 반했다”며 뜨겁게 반응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그리스어로 된 노래를 매끄럽게 불렀다”며 “이날 밤의 스타”라고 호평을 쏟아냈다.

소프라노 황수미(32·사진)는 11일 전화 인터뷰에서 “혼자만의 공연도 아닌데 이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게 될 줄 몰랐다”며 “세계적 축제에 국민을 대표해 서게 돼 정말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황수미는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독일 본 극장 소속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올림픽 개회식에 서는 것을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저 말고도 여러 명이었는데 최종 발표를 듣고 놀랐습니다.”

황수미는 이날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씨가 디자인한 흰색과 금빛이 어우러진 한복 드레스를 입고 ‘올림픽 찬가’를 불렀다. 1896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처음 불린 이 노래는 그리스 작곡가 스피로스 사마라스가 만들었다. 이 곡은 고음이 많아 부르기 까다로운 편이다. 황수미는 “처음엔 그렇게 어렵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불러 보니 달랐다”며 “올림픽 정신이 담겨 있는 곡인 만큼 정확하면서도 힘차게 부르려 노력했다”고 했다. 다만 당일에는 강한 바람이나 돌발 상황 가능성을 고려해 라이브가 아니라 녹음 무대였다. 다른 개회식 때도 동일하게 적용돼온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침이다.

공연 이후 각오도 새롭게 다졌다고 했다. “수많은 이메일을 받았는데 가장 큰 힘이 된 얘기가 ‘성악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덕분에 자주 듣게 될 것 같다’였어요. 앞으로 더 즐기실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