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세대 코인시대] 'SSG코인' 나온다면?...블루런은 페이팔의 최초 기관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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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에서 저녁 반찬거리를 산 주부 이은영씨(35)는 무인 계산대에 설치된 QR코드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갖다 댄다. 스마트폰에는 신세계그룹 온오프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는 SSG페이 앱이 열려 있다. 그랬더니 이 앱에 미리 충전해뒀던 SSG코인으로 손 쉽게 결제가 완료됐다. 이마트뿐만 아니라 신세계온라인몰인 SSG.COM도 자주 이용하는 이씨는 SSG코인을 10만원 단위로 충전해 10% 할인 혜택도 받는다.
이는 국내 주요 유통기업인 신세계그룹이 가상화폐인 SSG코인(가칭)을 발행해 실생활에 적용했을 경우를 가상으로 꾸며본 것이다.
지난달 2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 승부수를 띄운다고 발표하자 블록체인 업계에선 내심 "신세계가 가상화폐를 도입해 실물경제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때마침 이번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에 투자 의향을 밝힌 운용사 중 하나는 '비알브이 캐피탈 매니지먼트'로 페이팔 최초의 기관투자자로 유명한 미(美) 실리콘밸리 소재 '블루런벤처스'의 글로벌 성장투자플랫폼이다.
그동안 이 운용사가 전 세계 이커머스 및 IT벤처 등 기술기업에 주로 투자해왔던 사실을 감안하면 국내 대표 오프라인 유통기업인 신세계그룹에 투자를 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향후 국내에서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하기에는 테크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워왔던 그간의 결정들과 상반되는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신세계그룹 내의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이 각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온라인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외국계 투자 운용사들이 신세계그룹의 향후 이커머스 사업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런벤처스는 1998년 노키아그룹이 자금을 댄 벤처캐피탈 '노키아벤처파트너스'가 모태다. 2005년 독립해 노키아라는 이름을 떼고 블루런벤처스로 이름을 바꿨다.
블루런벤처스는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인 이베이의 전자결제 시스템인 '페이팔'의 최초 기관투자자로 이름을 떨쳤다. 페이팔은 현재 미국 온라인 전자결제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에 대한 투자는 블루런벤처스의 글로벌 투자 운용역인 윤관 씨(44)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녀 구연경 씨와 결혼해 LG가(家)의 맏사위이기도 한 윤씨는 윤태수 태영알프스리조트 회장의 차남이다. 미 스탠포드대학교 졸업 후 2000년 노키아벤처파트너스로 입사했다.
블루런벤처스는 아시아에서 주로 중국과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선 웨어러블 기기 제조업체인 '비전스케이프'와 모바일 전월세 정보서비스 앱 '직방'이 블루런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중 비전스케이프 투자가 윤씨의 작품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윤씨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어느 정도의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개인적인 친분으로 사업과 투자를 결정하는 성격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투자를 통해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페이팔이 온라인에서는 적합한 결제 시스템이었지만 모바일에서는 적용이 불편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페이팔을 주요 결제 시스템으로 쓰고 있는 이베이는 현재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이베이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선 '오버스탁'과 '뉴에그' 등 주요 인터넷 쇼핑몰들이 2015년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쓰고 있다.
일본에서도 전자제품 상점 위주로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3일엔 대형 전자제품 상점 '빅카메라'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한 거래를 시작했고, 일본 주요 전자제품 상점 '야마다 전기(야마다 덴키)'는 일본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플라이어와 함께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결제 당시 비트코인 시세를 반영해 즉시 엔으로 환급되는 방식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본의 야마다 전기와 유사한 모델로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주요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협업해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자사의 간편 결제 서비스 '원더페이'에 연동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원더페이 결제 시점의 가치를 가상화폐와 실시간 연동하는 게 핵심이다. 비트코인을 포함해 총 12종의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체인 티몬도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 도입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실물경제에서도 잘 사용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결국 가상화폐 사용자와 시장이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정동 /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이는 국내 주요 유통기업인 신세계그룹이 가상화폐인 SSG코인(가칭)을 발행해 실생활에 적용했을 경우를 가상으로 꾸며본 것이다.
지난달 2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 승부수를 띄운다고 발표하자 블록체인 업계에선 내심 "신세계가 가상화폐를 도입해 실물경제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때마침 이번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에 투자 의향을 밝힌 운용사 중 하나는 '비알브이 캐피탈 매니지먼트'로 페이팔 최초의 기관투자자로 유명한 미(美) 실리콘밸리 소재 '블루런벤처스'의 글로벌 성장투자플랫폼이다.
그동안 이 운용사가 전 세계 이커머스 및 IT벤처 등 기술기업에 주로 투자해왔던 사실을 감안하면 국내 대표 오프라인 유통기업인 신세계그룹에 투자를 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향후 국내에서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하기에는 테크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워왔던 그간의 결정들과 상반되는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신세계그룹 내의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이 각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온라인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외국계 투자 운용사들이 신세계그룹의 향후 이커머스 사업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런벤처스는 1998년 노키아그룹이 자금을 댄 벤처캐피탈 '노키아벤처파트너스'가 모태다. 2005년 독립해 노키아라는 이름을 떼고 블루런벤처스로 이름을 바꿨다.
블루런벤처스는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인 이베이의 전자결제 시스템인 '페이팔'의 최초 기관투자자로 이름을 떨쳤다. 페이팔은 현재 미국 온라인 전자결제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에 대한 투자는 블루런벤처스의 글로벌 투자 운용역인 윤관 씨(44)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녀 구연경 씨와 결혼해 LG가(家)의 맏사위이기도 한 윤씨는 윤태수 태영알프스리조트 회장의 차남이다. 미 스탠포드대학교 졸업 후 2000년 노키아벤처파트너스로 입사했다.
블루런벤처스는 아시아에서 주로 중국과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선 웨어러블 기기 제조업체인 '비전스케이프'와 모바일 전월세 정보서비스 앱 '직방'이 블루런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중 비전스케이프 투자가 윤씨의 작품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윤씨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어느 정도의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개인적인 친분으로 사업과 투자를 결정하는 성격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투자를 통해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페이팔이 온라인에서는 적합한 결제 시스템이었지만 모바일에서는 적용이 불편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페이팔을 주요 결제 시스템으로 쓰고 있는 이베이는 현재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이베이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선 '오버스탁'과 '뉴에그' 등 주요 인터넷 쇼핑몰들이 2015년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쓰고 있다.
일본에서도 전자제품 상점 위주로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3일엔 대형 전자제품 상점 '빅카메라'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한 거래를 시작했고, 일본 주요 전자제품 상점 '야마다 전기(야마다 덴키)'는 일본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플라이어와 함께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결제 당시 비트코인 시세를 반영해 즉시 엔으로 환급되는 방식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본의 야마다 전기와 유사한 모델로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주요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협업해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자사의 간편 결제 서비스 '원더페이'에 연동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원더페이 결제 시점의 가치를 가상화폐와 실시간 연동하는 게 핵심이다. 비트코인을 포함해 총 12종의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체인 티몬도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 도입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실물경제에서도 잘 사용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결국 가상화폐 사용자와 시장이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정동 /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