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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CEO & Issue focus ] 류칭펑 아이플라이텍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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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학 포기하고 대학동창과 창업 전선
    MS·IBM 제치고 11년 연속 음성인식 1위
    中 'AI 굴기' 주도할 4대 천왕으로 우뚝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작년 11월 중국 과학기술부는 범국가 차원에서 진행 중인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술개발 사업을 주도할 네 개 민간 협력기업을 발표했다. 검색업체 바이두,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소셜미디어 및 게임업체 텐센트, 음성인식 전문업체 아이플라이텍(iFlyTek)이 선정됐다. 이들 네 개 기업 중 가장 사람들의 관심을 끈 곳은 아이플라이텍이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세 곳은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이지만 아이플라이텍은 다소 생소한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아이플라이텍은 그러나 음성인식 분야에서는 글로벌 선두권 업체 못지않은 기술력을 갖춘 중국 토종 기업이다. 이 회사를 일군 주인공은 류칭펑(劉慶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44)다.

    중국 음성인식 시장 점유율 70%

    [Global CEO & Issue focus ] 류칭펑 아이플라이텍 CEO
    아이플라이텍은 중국과학기술대에서 정보처리 석사과정을 밟던 류 회장이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1999년 12월 설립한 회사다. 중문 회사명은 커다쉰페이(科大訊飛)다.

    아이플라이텍은 회사 설립 초기부터 ‘세계가 우리 목소리를 듣게 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음성인식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2010년 개발한 ‘쉰페이 음성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쉰페이팅젠’, 음성인식 기반 동시통역 서비스 ‘샤오이 통역기’ 등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음성인식 분야에서 입지를 굳혀갔다. 현재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약 70%로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대부분의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아이플라이텍의 음성인식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보통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자국 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보호막’ 속에서 성장해왔다. 이 때문에 기술력은 해외 경쟁 기업들에 비해 뒤처지는 경우가 많다. 아이플라이텍은 음성인식 분야에서 글로벌 업체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지·음성·얼굴 식별 기술을 겨루는 글로벌 대회인 ‘블리자드 챌린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을 제치고 2016년까지 11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미국에서 구글이 연 국제음성식별대회인 ‘CHiME 2016’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음성인식 분야에서 조용히 기술력을 쌓아가던 아이플라이텍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두 사건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6년 안후이성을 시찰할 때 아이플라이텍 본사를 방문해 회사의 음성인식 기술을 극찬했다. 중국에서 국가주석이 지방을 시찰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국가주석이 개별 기업을, 그것도 중소기업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사건이 뉴스를 통해 알려진 뒤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아이플라이텍이 도대체 어떤 기업이냐’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7년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리커창 총리의 ‘2017년 정부업무보고’를 TV 화면 자막으로 변환할 때 아이플라이텍의 기술이 사용된 것도 회사의 이름을 널리 알리 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 두 사건을 계기로 IT업계에서는 아이플라이텍을 중국의 ‘AI굴기’를 주도할 주요 기업 중 하나로 꼽기 시작했다.

    해외 업체 제휴 유혹 뿌리치고 독자 기술 개발

    1973년 안후이성 징현에서 태어난 류 회장은 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1990년 중국과기대에 입학해 1998년 통신 및 전자시스템 분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류 회장은 원래 해외유학을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IBM, MS, 인텔, 모토로라 등 미국 기업들이 중국 음성인식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에 불만을 느낀 류 회장은 대학 동창들과 함께 방 3칸짜리 아파트에서 아이플라이텍을 창업했다. ‘중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중국인이 중국어 음성인식 기술을 가장 잘 만들 수 있다’는 게 류 회장의 생각이었다.

    창업 이후 류 회장은 미국의 세계적 음성인식 업체인 뉘앙스로부터 협력 제안을 받았다. 뉘앙스의 중국 내 영업을 아이플라이텍이 담당해 달라는 얘기였다.

    류 회장은 뉘앙스의 제안을 뿌리치고 ‘독자 기술 개발’의 길을 선택했다. 이후 아이플라이텍은 화웨이 레노버 등 주요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독자적인 음성인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2001년 들어 아이플라이텍의 주요 투자자들은 회사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당장 돈이 되는 사업에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류 회장은 투자자들의 이 같은 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는 최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업을 시작한 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음성인식 기술을 너무 좋아하고, 이 기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매출 20% 이상 R&D에 투자

    류 회장의 음성인식 기술 개발에 대한 열정은 최근 5년 새 본격적으로 시장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아이플라이텍의 음성인식 통역기술은 2014년에 중국어를 영어로 통역하는 분야에서 1위인 일본을 제쳤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영어를 중국어로 통역하는 분야에서 1위인 미국을 따돌렸다.

    엔지니어 출신인 류 회장은 창업 초기부터 연구개발(R&D)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회사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늘 R&D에 썼다. 그리고 연간 R&D 지출의 50% 이상은 당장 파는 제품과 무관한 미래 기술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류 회장은 최근 들어선 AI를 음성인식 기술에 접목하는 데 R&D를 집중하고 있다. “10년 내에 AI가 물이나 전기처럼 우리 생활의 필수재가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는 이를 위해 ‘쉰페이 슈퍼브레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에 AI를 접목해 ‘듣고 말하는’ 기계를 넘어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어 의료, 교육, 자동차, 스마트도시 등의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 류 회장의 구상이다.

    중국 정부도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아이플라이텍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이플라이텍이 중국어 음성소통 기술표준 태스크포스를 이끌게 하고, 국가 스마트 음성 첨단기술 산업화기지를 아이플라이텍 본사가 있는 허페이에 세웠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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