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사진)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에 대해 “이번 기회를 잡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으로 조성된 긴장 완화 모드를 이어갈 수 있도록 북한이 추가 핵·미사일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 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특파원단과 인터뷰를 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위도 매우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구테흐스 총장이 한국특파원단과 별도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르투갈 총리 등의 자격으로 서너 차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구테흐스 총장은 이번주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유엔 총장 자격으로는 첫 방한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남북 간 교류 확대는 긍정적이고, 특히 남북 군사핫라인(서해 군통신선)을 다시 구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올림픽은 그 자체로 중요한 시그널이고 중대한 진전을 이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 어떠한 긴장 고조 행위도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미 간 의미 있는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미국의 핵전쟁 도발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북한 서한에 대해 “서한에 답장하겠지만 우리의 역할은 매우 단순하다”며 “안보리의 제재결의 이행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조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제재 반발에도 “안보리 제재를 받는 나라들은 보통 제재를 비판하기 마련이고, 제재에 대해 고맙다고 하는 나라는 보지 못했다”며 “핵심은 대북 제재가 안보리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른바 대북 ‘코피전략’(정밀 타격)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선 “유엔은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반도 위기에 대한 ‘좋은’ 군사적 해법이라는 것도 매우 비극적인 상황의 시작”이라고 비판적 의견을 드러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