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4일 “북측은 고위급대표단과 관련해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방남 직전에나 대표단장 등을 우리 측에 통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9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선수단, 예술단, 등과 함께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지만 이후 논의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우리 정부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 및 비핵화 관련 논의를 구상하고 있는 만큼 어떤 고위급 인사가 방남하느냐 따라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에서 2인자로 불리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위원장은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겸 노동당 비서이던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황병서(당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당시 당 통일전선부장) 등과 함께 방남했다.
북한의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방남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세계 각국의 정상급 인사가 모이는 평창올림픽에 김영남 위원장을 파견해 전 세계에 정상 국가임을 과시하려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북한의 대남 총책이라고 할 수 있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인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도 거론된다. 다만 김영철 부장은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인 데다 천안함 피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우리 정부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최휘 부위원장의 경우엔 안보리 제재 대상자로 여행이 제한되는 인사다. 정부는 최휘 등 안보리 제재 대상자가 방남한다면 여행 목적이 올림픽 참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 등과 사전 협의해 제재의 예외로 인정받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이용호 외무상 등이 내려올 수도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고위급대표단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위급대표단은 개막식 참석 뒤 10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스위스와의 경기를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과 11일 예술단 공연 중 최소 한 차례는 볼 것으로 보인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