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당일인 오는 9일 평창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개막 전날인 8일에는 청와대에서 평창올림픽 미국 대표단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한다. 또 같은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하는 한정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접견한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하는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이같이 회담 및 접견한다고 김의겸 청와대 신임 대변인이 2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올림픽 기간에 공식 방한 형태로 평창을 찾는 정상급 인사인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는 정상회담과 오찬을 함께한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공식 방한은 정상회담과 오찬 또는 만찬을 하지만 이번에는 모든 형식을 갖추기 어려워 독일 대통령 및 유엔 사무총장과는 면담과 오찬, 슬로베니아 대통령과는 오찬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올림픽과 관련한 첫 일정으로 5일 강릉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132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회식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함께 참석한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의 평화올림픽으로의 성공을 위한 IOC의 전폭 지지에 감사를 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IOC 위원 소개행사에도 참석해 방한한 IOC 위원들을 만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의 방한 여부는 미정이다. 백악관은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평창올림픽 행사 참가 명단을 공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 등 가족의 이름은 없었다. 미 대표단에는 펜스 부통령 내외와 함께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포함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추가 파견될 사람에 대해 한·미 양국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참석 여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통령께서 시 주석에게 폐막식 참석을 요청했는데 적절한 시점에 발표가 있지 않을까 한다”며 “온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미·일 회동 개최 여부에 대해선 “개막식 직전 대통령께서 정상급 인사를 위한 공식 환영 리셉션을 여는데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여러 정상과 함께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방한하는 각국 정상급 인사들에게 일정 수준의 숙소와 차량(4륜구동 세단 포함)을 제공하고, 국별연락관 및 수행 의전관을 붙여주는 등의 예우를 할 계획이다. 혹한과 폭설에 대비해 다양한 방한용품도 준비했다. 이 당국자는 “올림픽 참석은 정상급 인사라 하더라도 사적 방문이지만 우리는 국제행사로서 올림픽의 중요성을 감안, 전례와 국격에 걸맞은 의전을 제공할 것”이라며 “외교부는 15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평창올림픽 정상급 의전 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한하는 정상 규모로 봐서는 2012년 핵안보정상회담 이후 가장 많은 정상이 오는 게 아닌가 한다”며 “2002년 한·일월드컵에 비해서도 많다”고 평가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