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로서, 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해 진상을 규명하겠습니다. 모든 구성원이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조성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검찰 역사상 최초의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을 이끌게 된 조희진 서울동부지방검찰청장(56·사법연수원 19기·사진)은 1일 동부지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남녀 서로가) 불신의 눈으로 보지 않고 팩트의 눈으로 바라보며 사실 증거로 입증하고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여검사들의 ‘맏언니’로 통하는 그가 한국 사회 양성평등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을지 사회적 관심이 동부지검으로 쏠린다.

1990년 검사가 된 조 단장은 여성의 ‘불모지’였던 검찰 조직의 ‘여성 1호’를 도맡아왔다. 첫 부장검사, 첫 지청장, 첫 검사장 등 여검사 ‘최초’란 수식어를 독차지한 그의 공직인생은 한국 사회의 유리천장과 싸워온 역사로 통한다.

2일 본격 수사에 들어갈 조사단 출범을 앞둔 조 단장의 말에선 초유의 검찰 내부 성 문제 수사를 앞둔 긴장감이 전해졌다. 조 단장은 맏언니로서 이번 일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서지현 검사 사건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외부 민간인과 협력하고, 조사단 위에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 과정을 보고하고 조언을 듣겠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