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기업 퇴출… 옥석 가려야"
국내 증시에서 중국계 기업에 대한 불신인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불투명한 회계와 주요 경영사안의 늑장 공시 등이 계속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다만 중국계 기업 중에서도 저평가된 곳이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계 기업 두 달간 평균 5.25% 하락

강세장에서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자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차이나하오란의 경우 늑장 공시로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불거지자 투자자들은 주주모임을 만들어 임시 주주총회 개최 등 공동 대응에 나설 조짐이다. 차이나하오란 주주 중 개인 소액주주는 작년 3분기 기준 7037명으로 보유 지분은 47%에 달한다.
◆옥석 가리기 나서야

거래소는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국가세무총국이 발급하는 부가가치세 영수증을 확인하고 있다. 심사가 철저해지자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은 위축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과 기업공개(IPO) 주관계약을 맺고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던 윙입푸드는 작년 11월 예비심사를 철회했다.
전문가들은 문제 소지가 있는 중국계 기업을 철저히 가려내 시장에서 배제해야 우량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저평가 속에서도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는 업체까지 도매금으로 매도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트랙터휠·타이어 등을 생산하는 골든센츄리는 올 들어 중국 농기계 업체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급계약 금액이 800억원을 넘겼다. 작년 12월 이후 주가가 26.84% 상승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팀장은 “국내 중국계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7배 정도로 동종 코스닥기업(약 10배)보다 절반 정도 저평가돼 있다”며 “점검해 문제가 생기면 과감히 퇴출시켜야 투자자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