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계좌 2천500만개 넘어…지난해 11월 코스닥 랠리 후 급증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 70% 돌파
증시로 몰리는 '개미'… "부동산·가상화폐 규제로 자금 이동"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자 이른바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주식계좌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랠리 이후 급증해 사상 최초로 2천500만개를 넘었고 개미의 증시 거래 비중은 70%를 돌파했다.

부동산과 가상화폐를 강력히 규제하는 상황에서 증시 홀로 활기를 띠고 있어 개미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26일 현재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2천508만개로 사상 최대다.

계좌 수는 최근 몇 달간 계속 늘어 지난 19일 2천500만개 선을 처음 돌파한 뒤 여전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코스닥이 랠리를 펼치기 시작하며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지난해 10월 17만개 정도 늘었던 계좌가 11월 27만개, 12월 22만개 각각 증가했고 이달 들어서는 25일까지 29만개 넘게 증가했다.

주식거래활동계좌는 예탁 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로 주로 일반투자자가 증권사에 개설하는 위탁매매 계좌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말 주식계좌가 2천478만9천개, 경제활동인구가 2천733만6천명인 것을 고려하면 그 비중은 90.7%에 달했다.
증시로 몰리는 '개미'… "부동산·가상화폐 규제로 자금 이동"
단순 수치로 보면 경제활동인구 10명 중 9명 정도는 주식 거래에 참여한다는 의미로 10년전만 해도 이 수치는 50%를 밑돌았다.

주식계좌가 2천500만개가 넘고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개미들의 거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통계를 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은 210조8천403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296조2천597억원)의 71.2%에 달했다.

지난해 8월(59.4%) 60%를 밑돌던 이 비중은 9월 61.9%, 10월 61.8%에서 코스닥 랠리가 시작된 11월 67.8%로 급등한 데 이어 12월 67.5%를 보이다 이달 들어서는 70%를 넘어섰다.

이달 코스닥시장의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은 87.1%에 달하기도 했다.

코스피가 최근 사상 최고치 행진을 다시 이어가고 코스닥지수가 900선을 웃돌고 있어 당분간 개미들의 증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주 코스피는 전인미답의 2,600선 돌파를 시험하는 중립 이상의 주가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로 몰리는 '개미'… "부동산·가상화폐 규제로 자금 이동"
증시에 대한 개미들의 관심 고조는 부동산과 가상화폐 시장이 강력 규제로 움츠러든 상태여서 더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집값 안정을 위해 다주택 양도세 부과 등 세제와 금융, 청약, 재건축 등을 총망라한 '8·2 부동산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보유세, 재건축 연한 연장 등의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에 광풍이 불자 정부는 각종 규제를 내며 투기 열기 잡기에 한창이다.

국내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초 2천6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이제는 거의 반 토막이 난 상태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부동산·가상화폐 규제와 재벌 개혁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코스닥은 활성화되고 있어 코스닥으로 투기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변 팀장은 "가상화폐는 불법화, 양성화, 중앙통제화 3가지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는데 이들 모두 정부의 개입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가격 급등 가능성이 작아지는 반면 코스닥지수는 최소 1,000 도달이 유력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