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전진기지 세우는 한화… 미국 방산시장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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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워싱턴 사무소 개설
K9 자주포·비호복합
수요 있어 납품 가능성 커
3년 내 수출 성사 목표
현지 방산업체와 협력도
K9 자주포·비호복합
수요 있어 납품 가능성 커
3년 내 수출 성사 목표
현지 방산업체와 협력도


2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 미국사업실장인 버나드 샴포 부사장 주도로 워싱턴DC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 인근에 사무소를 얻기로 했다. 3월 초순 사무소 개소에 맞춰 샴포 부사장을 비롯해 한화테크윈 내 미국사업실 소속 임직원을 보내고 미국 방산전문가도 고용할 예정이다. 샴포 부사장은 워싱턴DC 사무소장을 맡아 현지에 상주하며 미국 영업 전반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미국 펜타곤 인근에는 록히드마틴, 보잉, BAE 등 글로벌 방산업체들의 사무소가 집결해 있다. 미 국방부 담당자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긴밀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다.
한화그룹은 미국에 수출이 가능한 무기로 한화지상방산의 K9 자주포와 한화디펜스의 비호복합을 꼽았다. 미군이 보유한 자주포는 사거리가 짧고 노후화했기 때문에 사거리 40㎞ 이상에 최신 무기인 K9 자주포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비호복합 역시 미군 내 같은 제품이 없어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품은 기존 30㎜ 자주대공포 ‘비호’에 유도 무기를 탑재한 것으로, 쌍열포와 유도미사일의 강점을 모두 활용할 수 있어 대공방어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미국 수출의 필수 조건인 현지 생산기반을 갖추기 위해 미국 방산업체 인수나 합작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의 항공전자 및 통신부품, 한화테크윈의 항공엔진 부품 등도 워싱턴DC 사무소를 통해 현지 방산업체에 납품을 추진할 전망이다.
왜 미국 시장인가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 한화시스템(옛 삼성탈레스) 등을 인수하면서 국내 최대 방산업체로 부상했다. 이 여세를 몰아 2025년까지 매출 12조원, 영업이익 1조원의 글로벌 10위 방산업체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2016년 한화그룹 전체 방산 매출은 4조3800억원이었다.
협소한 국내 방산시장에서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운 여건이다. 해외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선적 공략 대상은 미국이다. 한화는 지난해 5월 샴포 전 주한 미8군 사령관을 한화테크윈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미국사업실을 신설했다. 또 지난해 10월 미 육군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방산전시회(AUSA)에 국내 방산업계 최초로 국산 무기를 실물로 전시했다.
한화그룹은 진입 요건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미국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하면 다른 국가로의 수출이 훨씬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화의 주요 수출국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과 중동 일부 국가다. 지금까지 국내 방산업계에서 미국 시장을 뚫은 곳은 풍산이 유일하다. 풍산은 미국에 탄약을 수출하면서 제품이 신뢰를 받기 시작해 중동, 남미 등 67개국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