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구본준 LG 부회장(가운데)이 계열사 CEO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주)LG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구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LG 제공
LG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구본준 LG 부회장(가운데)이 계열사 CEO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주)LG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구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LG 제공
“연구개발(R&D)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원천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단기 성과에 연연해 R&D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올해 LG그룹 경영진의 경영 화두로 ‘R&D 경쟁력’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R&D를 통해 원천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 부회장의 두 번째 주재 회의

LG전자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 동안 경기 이천 LG인화원에서 그룹 계열사 경영진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CEO(최고경영자) 전략회의’를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LG그룹 주요 경영진이 매년 핵심 경영 방침과 사업 경쟁력 및 R&D 강화 방안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구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대신해 이 회의를 주재하기 시작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주)LG 부회장 등을 비롯해 부사장급 이상 경영진 40여 명이 참석했다.

구 부회장은 올해 회의에서 R&D를 통한 혁신과 원천 기술 확보를 강조했다. 그는 “R&D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원천”이라며 “이를 통해 기술력과 제품 리더십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레드(OLED) TV 사업이 지난해부터 LG전자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2013년부터 5년간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올레드 패널과 TV 사업을 지속해왔다. 당시 구 부회장은 LG전자 CEO였다. 구 부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단기 성과에 연연해 R&D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우수 R&D 인재는 최고경영진 및 조직 책임자가 관심을 갖고 직접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등 LG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부품 사업이 올해도 힘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보고 대신 토론형 회의 진행

이번 회의에선 홍순국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장(사장)이 LG전자의 모듈 생산과 공장자동화 혁신 기술 및 노하우를 설명했다.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경쟁 대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조와 기술 혁신에 집중한 대표적인 사례다. 구 부회장은 이 사례를 들어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며 품질과 공장 관리 등 기본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 부회장은 또 이번에 계열사로부터 차례로 보고받던 관행에서 탈피해 경영진이 서로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전언이다. 한 참석자는 “구 부회장이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 보고 대신 토론 위주의 논의가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경영진이 논의한 내용은 각 계열사 경영 방침으로 구체화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