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진 식약처장 "아이코스, 발암물질 9종 검사 검토 중"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유해성을 밝히기 위해 타르, 니코틴을 제외한 발암물질 9종의 검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류 처장은 이날 개최한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최소한 세계에서 인증하는 발암물질 중 유해성 높은 9종은 별도로 검사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요구 높아지면 어느 정도 선에서 발표할 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코스는 지난해 국내에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식약처는 지난해 7월부터 아이코스로 흡연하는 과정에서 타르, 니코틴 등 2개 유해물질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국립보건의료과학원(NIPH)이 아이코스로 담배를 피웠을 때 증기 속에 포함된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 연기보다 훨씬 적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유해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식약처는 지난해 아이코스의 유해성 검사를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담뱃잎을 쪄내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궐련형 담배의 특성상 유해물질 분석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올 상반기 중 아이코스의 유해성 분석을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류 처장은 이날 '식품·의약품 국민청원검사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르면 3월부터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창구를 마련하고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 조사하기를 원하는 식품·의약품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불안을 느끼는 제품이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검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수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맘 카페에서 이유식을 검사해달라고 하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검사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제도가 특정 세력에 의해 기업이 피해를 보는 등 악용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관리부서에서 (그런 부작용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올해 생활에서 불안을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영아용 조제식과 과자 등 영유아 식품에 대해서는 식품첨가물 기준을 강화하고 비스페놀A가 들어간 식기를 사용할 수 없게 한다. 또 어린이의 카페인 과다섭취 예방을 위해 학교 내 커피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화장품은 성인용과 구분해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된다. 보존제 2종과 타르색소 2종은 사용이 금지되고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가 의무화된다.

식품 속 나트륨 함량은 소비자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1일 나트륨 권장(2000㎎) 대비 비율로 표시한다. 지금까지는 국내 매출 상위 5개 제품의 평균(비교표준값)과 비교해 나트륨 함량이 그보다 많은지 또는 적은지를 비율(%)로 표시해왔다.

임상시험 환경도 개선된다. 약물 이상반응으로부터 피험자를 보호하기 위해 임상시험 참여횟수를 연간 4회에서 2회로 제한하고, 보험가입을 의무화한다.

이밖에 소비자용 의료기기 구매시 판매가격을 정확히 알고 합리적인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판매가격 표시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