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캐나다, 호주 등 11개국이 오는 3월 8일 칠레에서 미국이 빠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11개국 협상 대표들이 일본 도쿄에서 미타결 쟁점들을 협의하고 협정 문안을 확정하기 위한 이틀간의 회의를 마친 뒤 이같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CPTPP는 당초 미국이 버락 오바마 정권 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해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근로자를 위한 일"이라며 지난해 11월 TPP 탈퇴를 공식 선언하자 남은 11개국은 미국이 빠진 채 협정안의 큰 틀을 유지하기로 하고 명칭도 CPTPP로 바꿨다.

CPTPP는 기존 TPP 조항 가운데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10개 등 20개의 시행을 보류할 것이라고 일본 정부는 설명한 바 있다.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의 발언을 인용해 11개국이 남은 견해차를 해소하고 오는 3월 8일 칠레에서 협정에 서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모테기 경제재생담당상은 회의를 마친 뒤 "모든 11개국이 참여키로 한 결정은 우리나라와 아태 지역의 미래를 위해 획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CPTPP는 보호무역주의를 향한 움직임이 있을지 모르는 세계 일부들에 신호를 보낼 것이라며 오는 3월 8일 서명식이 개최될 것임을 확인했다고 FT는 보도했다.

미합의 쟁점 처리와 관련해선 문화산업 예외를 요청한 캐나다의 요구와 노동부문 규정 위반에 무역제재를 허용하는 조치들의 단계적 도입이 보다 천천히 이뤄져야 한다는 베트남의 요구는 본 협정 서명과 별도로 11개국이 서명하는 추가협정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림흠키앙 싱가포르 통상장관이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또 자국 대형 국영 원자재 업체에 영향을 미치는 규정들을 이행하기 이전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의 요구와 관련된 부문은 동결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이 참가했을 때 TPP 참가국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7.5%에 달했지만, 미국이 빠진 CPTPP는 12.9% 수준으로 줄었다.

CPTPP 11개국은 일본, 뉴질랜드, 베트남, 캐나다, 호주, 브루나이,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페루, 싱가포르로 지난해 이들 국가 간 교역규모는 3천560억 달러(약 398조 원)다.
미국 빠진 TPP 11개국 3월 칠레에서 협정 서명 합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