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소재·피부 관리·소독까지… LED '제 2의 르네상스'
전자업계에 LED(발광다이오드) 바람이 뜨겁다. 조명과 발광에 한정됐던 용도가 TV부터 피부 관리, 소독까지 넓어지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의 백라이트에 사용되며 수요가 급증했던 2009년에 이어 ‘제2의 LED 부흥기’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전자제품도 LED를 사용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모듈러TV ‘더 월’은 146인치 화면을 구성하는 데 LED 램프 2490만 개를 사용했다. 각각 붉은색과 녹색, 푸른색을 내는 LED 광원 3개가 모여 TV 입자 하나를 구성한다. LED 램프의 크기를 대폭 줄였기에 촘촘하게 화면을 표현할 수 있었다. 전자업계에서는 더 월에 사용된 LED 램프 크기가 300㎛(1㎛는 100만분의 1m) 안팎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전자가 작년 9월 내놓은 피부 관리기 ‘더마 마스크’(사진)도 LED를 활용한 제품이다. 붉은색 빛을 내는 LED 60개와 적외선 LED 60개가 얼굴 모양의 제품 안에 촘촘히 박혀 있다. 장파장인 붉은색 빛은 외피, 단파장인 적외선은 진피에 침투해 주름을 줄여준다.

LG이노텍은 지난해 7월 ‘핸드레일 자외선(UV) LED 살균기’를 내놨다. LED를 통해 강한 자외선을 비추면 세균이 말끔히 사라지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대형 백화점이나 공항 등 이용자들이 많은 시설의 에스컬레이터나 무빙워크 한쪽 편에 A4 용지 크기만 한 장치를 부착하기만 하면 소독이 된다. 최대 출력 100㎽(밀리와트)에 달하는 살균용 조명인 ‘자외선(UV)-C LED’를 적용한 제품이다. LG이노텍은 이를 활용한 수질 정화 제품을 개발하는 등 활용도를 넓히고 있다.
TV 소재·피부 관리·소독까지… LED '제 2의 르네상스'
LED는 반도체에 전류를 흘려 빛을 내는 제품을 의미한다. 사용하는 소재와 설계 방식 등에 따라 빛의 색깔은 물론 자외선을 방출시킬지, 적외선을 방출시킬지까지 결정할 수 있다. 이 같은 특성에 LCD TV를 중심으로 LED 수요가 늘면서 삼성전자와 LG이노텍은 2010년을 전후해 관련 생산설비를 증설했다. 하지만 LED 성능 개선으로 TV 하나당 들어가는 LED 전구 숫자가 절반 이하로 줄고, 중국산 LED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며 관련 사업부는 5~6년간 실적 부진을 겪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2490만 개의 LED가 사용된 더 월 TV는 과거라면 LED 가격 때문에 상상도 못했을 제품”이라며 “LG이노텍 일부 제품도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