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도시들을 설레게 한 아마존 제2본사 후보지가 20곳으로 압축됐다. 아마존은 18일(현지시간) “본사 유치 신청을 한 238개 도시 가운데 20곳을 최종 후보지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명단에는 워싱턴DC,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시카고, 인디애나폴리스 등 미국 중·동부 지역이 다수 포함됐다. 서부에서는 로스앤젤레스(LA)가 유일하게 선정됐으며, 캐나다 토론토는 유일한 미국 외 도시로 이름을 올렸다.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는 피츠버그가 포함됐고 디트로이트는 고배를 마셨다. 홀리 설리번 아마존 공공정책책임자는 “20개 도시를 선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며 “신청한 도시 모두 엄청난 열정과 창의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제2본사 건설 계획을 발표한 아마존은 △100만 명 이상 거주 △친(親)기업환경 △숙련된 기술인력 △삶의 질 △교통 편의성 등을 유치 조건으로 내세웠다. 후보지가 좁혀지면서 아마존 유치를 바라는 도시 간 경쟁이 한층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저지주 뉴어크는 주정부와 함께 70억달러(약 7조4500억원) 규모의 세제 혜택을 제시했다. 몽고메리카운티를 후보에 올린 메릴랜드주도 50억달러 이상의 인센티브 패키지 법안을 조만간 주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도박사들이 유치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시로 꼽은 애틀랜타는 아마존 본사 유치가 집값 상승의 요인이 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디트로이트처럼 최종 후보 선정에 탈락한 도시에서는 시장·주지사 후보들이 “현역 정치인이 도시를 발전시키지 못해 경쟁에서 탈락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AP통신은 “아마존의 최종 후보지 발표는 도시 간 경쟁을 유발해 더 좋은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보장받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마존 임직원 수는 워싱턴주 시애틀로 본사를 옮긴 2010년까지만 해도 수천 명이었으나 최근 4만 명으로 늘어났다. 380억달러 규모의 직간접 투자효과를 내는 아마존이 제2본사를 물색한다는 소식에 각 도시는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은 제2본사 건립 지역을 올해 초 발표할 방침이었지만 후보지를 먼저 발표하면서 최종 선정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