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외면받는 정기적금… 4년 새 4조원 감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서민의 대표 목돈 마련 상품으로 꼽히던 정기적금이 외면받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34조4천556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1조1천518억원) 감소했다.

정기적금은 금융기관에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예금하고 만기일에 약정 금리로 돌려받는 상품이다.

사회 초년병 등 서민들이 목돈을 만들려고 많이 가입하며 2000년대 후반까지 인기를 끌었다.

2009년 1월 16조1천226억원이던 정기적금 잔액은 꾸준히 불어나 2013년 12월 38조5천934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 시기 전년 동기 대비 월간 증가율은 한때 40%를 찍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정기적금 잔액 증가 속도는 둔화하더니 2014년 11월부터 마이너스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증가율은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까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정기적금 잔액이 정점이던 2013년 12월과 비교하면 3년 11개월 만에 4조1천378억원 줄었다.

정기적금 감소 배경으로는 저금리가 첫 손으로 꼽힌다.

저금리로 적금 이자까지 곤두박질치며 정기적금 매력이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2013년 초반만 해도 3%대 정기적금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기준금리가 지난해 사상 최저로 내려가며 2%대 정기적금도 보기 어려워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정기적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1.67%였다.

쥐꼬리 이자가 붙는 적금에 부을 돈을 가계는 좀 더 나은 수익성을 찾아 부동산, 주식 등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같이 정기적금에 세제혜택을 주지 않는 탓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저금리 이슈도 있지만 과거처럼 저축을 장려하기 위한 세제혜택이 사라진 영향도 있다"며 "저축 상품에 대한 인센티브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